“당신도 … 사랑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당신도 … 사랑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 김민주 
  • 입력 2006-01-10 09:00
  • 승인 2006.01.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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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가 한겨울, 따뜻하게 가슴을 녹일 수 있는 멜로 한편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왔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인 영화 ‘사랑을 놓치다’에서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함께 사랑에 가슴앓이 하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것. 그동안 영화 ‘불후의 명작’, ‘광복절 특사’, ‘페이스’ 등에서 코믹과 공포 연기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영화에서 정통 멜로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배우 설경구와는 광복절 특사 이후 두 번째로 연기 호흡을 맞춘 작품. 지난 2일, 영화 ‘사랑을 놓치다’ 기자시사회장에서 ‘느림의 미학’을 통해 잔잔한 사랑을 연기한 배우 송윤아를 만날 수 있었다.
‘속도의 시대’라고 불리는 요즘, 너무나도 느리고 답답한 사랑을 하고 있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송윤아(34)’. 그는 지난 2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영화 ‘사랑을 놓치다(감독 추창민, 제작 시네마서비스)’에서 가슴과 머릿속에서만 사랑을 외칠 뿐 현실에서는 전혀 내색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구세대식’ 사랑을 연기한다.

송윤아의 색깔이 느껴지는 영화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안타까운 만남과 헤어짐만을 반복해 신세대들에게는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는 사랑이지만, 송윤아는 이 역할이 “딱 내 역할”이라고 한다. 이미 3년전 처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아 보고 한번 지나쳤으나 3년만에 같은 시나리오가 다시 송윤아의 손에 들어와 이게 ‘자신의 영화인가’라는 운명적인 생각이 들었다는 것. 사실 송윤아는 그동안 ‘종이학’, ‘미스터 큐’, ‘반달곰 내사랑’, ‘호텔리어’ 등 ‘TV 드라마’에서는 그녀의 연기력과 존재감을 인정받는 작품들이 많았다.

반면, ‘불후의 명작’, ‘광복절 특사’, ‘페이스’ 등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에서는 송윤아의 색깔이 드러나거나 선굵은 무게감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때문에 송윤아 역시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의 색깔과 무게감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이런 자신감은 영화 곳곳에서 아주 잘 느껴진다. 또한 추창민 감독 역시 “3년전 이 영화를 준비했을 때 송윤아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했다”고 했을 정도로 이 작품은 정말 송윤아의 색깔과 아주 잘 어울린다.

노메이크업 송윤아 “너무 예뻤다”

송윤아의 영화에 대한 자신감은 우선 여배우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노메이크업’을 하고 ‘허름한 의상’을 입고도 “예쁘다”는 평을 받을 수 있다는 데서 나온다. 송윤아는 영화 내내 후줄근한 면티에 촌스러운 시골 아줌마 치마를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등장한다. 그 동안 늘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던 송윤아의 이미지가 단숨에 180도 변해버린 것. 뿐만 아니라 극중 털털한 여자 ‘연수’를 표현하기 위해 아예 맨 얼굴로 촬영에 임하기도 했다. 아무리 노메이크업이라도 세수하고 로션만 바른 채 영화를 찍는 여배우가 어디 또 있을까. 게다가 헤어스타일 역시 언뜻 보면 전혀 신경쓰지 않고 질끈 동여맨 평범하기 그지없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예뻤다. 아무리 화장을 안하고 허름한 옷을 입고, 아무렇게나 머리를 묶어도 영화 속 송윤아는 영화 스태프들과 기자들에게 “너무 예뻤다”는 평을 받을만큼 신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송윤아 역시 “추창민 감독께서 완벽한 노메이크업을 요구했고, 나도 그렇게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했다”며 “신기하게도 촬영 내내 피부가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해줘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기분좋은 웃음을 지었다. 또한 네 발 달린 짐승에게 알레르기가 있는 송윤아는 극중 수의사 역을 맡아 때아닌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극중 수의사라는 역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아지를 안아주고, 주사도 놔주는 장면이 있었어요. 제가 네 발 달린 동물 알레르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과 입술에서 피가 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정작 영화에는 나오지 않아서 속상해요.”

“사랑이 없다면, 인생이 아니다”

이 작품은 송윤아가 ‘광복절 특사’ 이후 두 번째로 스크린에서 설경구와 호흡을 맞춘 영화다. 송윤아는 두 번이나 같이 영화에 출연한 설경구에 대해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번 영화에서 보니까 잘 생긴 배우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설경구씨의 거친 욕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송윤아는 “인생에 사랑이 없다면, 인생이 아니다”라며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보며 자신의 사랑을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민주  kimmj@li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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