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집에서 나가지 말자”
최근 연예계 안팎에 두려움 섞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매년 11월만 되면 연예계를 강타하는 갖가지 사건과 사고들 때문. 연예인들 사이에서 “요즘 같은 때에는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서 쉬는 게 최고”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톱스타들이 밖에 돌아다니는 것조차 꺼리게 만든 이런 11월 괴담설의 진상은 무엇일까. 11월 괴담설의 시초는 1985년부터다. 85년 가수 김정호가 폐결핵으로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87년 11월 1일에는 가수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90년 11월 1일에는 가수 김현식이 간경화로 사망했다.
95년에는 듀스의 멤버 김성재가 돌연 의문사했고, 99년에는 중견 탤런트 김성찬이 KBS 2TV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차 해외 오지를 다녀온 뒤 말라리아에 감염돼 사망했다.2000년에 들어서는 그야말로 연예계가 쑥대밭이 될 정도로 대형 사건과 사고들이 터져 ‘11월 괴담설’의 절정을 이루었다. 우선 2000년 11월 9일에 클론의 강원래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고, 탤런트 송영창이 원조교제로 구속, HOT 멤버 강타의 음주운전 사고, 가수 백지영의 ‘비디오사건’, 중견 탤런트 태민영이 2000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등 대형 사건들이 잇따라 불거져 나왔다. 2001년에는 황수정이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됐고, 가수 싸이가 대마초 흡입혐의로 긴급 체포됐으며, 인기개그맨 양종철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2003년 11월 3일에는 탤런트 박원숙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올해 11월 혹시나 했는데 ‘역시’
올해 11월 역시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은 연예계를 비켜가지 않았다. 이번 11월 괴담의 주인공인 된 사람들은 바로 송강호, 신화의 전진, 신정환, 원타임의 송백경, 앤디, 이지훈 등이다. 우선 영화배우 송강호와 신화 멤버 전진이 지난 1일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되면서 그 괴담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MC 신정환이 불법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입건되는 일이 있었다. 올해 11월 괴담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희생자로 지적되고 있는 연예인은 그룹 원타임(1TYM) 멤버 송백경.
송백경은 지난 19일 새벽 서울 홍대 인근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내 목뼈가 두 개나 부러지는 전치 16주 중상을 입었다. 이 전날인 18일 그룹 신화 멤버 앤디도 차에서 내리다 넘어져 척추 골절상을 입어 전치 8주 진단을 받고 요양중이다.11월의 하반기 즈음인 지난 22일, 가수 이지훈이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손님과 시비가 붙어 폭력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가 쌍방 합의하에 풀려났지만, 바로 다음날 사기 혐의로 고소돼 수배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른 경찰서로 인계돼 추가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은 8시간의 조사 끝에 고소인과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했지만, 이지훈에게는 고난의 11월임이 분명했다.
“연예계 자기 관리부터 철저히”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예계와 방송가 안팎에 팽배해 있는 이런 ‘11월 괴담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11월이 시작되기 전부터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연예계 괴담이니 징크스니’ 하는 이야기들로 연예계의 치부를 합리적으로 감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연히 사고가 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건·사고들이 연예인들 스스로가 잘못해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올해에 일어난 사건만 해도 원타임의 송백경은 명백한 불법 음주운전으로 사고 내 병원신세를 지고 있고, 가수 겸 MC인 신정환 역시 불법으로 도박을 했기 때문에 경찰에 체포됐다는 것. 또한 가수 이지훈 역시 스스로의 자제력이 부족해 폭행시비를 일으켰고, 자기관리 잘못으로 사기혐의를 받았으며, 송강호나 전진도 공인으로서 좀더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법행위인 음주운전을 강행했기 때문에 음주운전에 걸린 것으로 모두가 연예인 스스로가 명백히 잘못을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괜히 ‘연예계 괴담설’로 자신들의 잘못을 감싸려 들지 말고, 공인이면 공인답게 모범적인 사생활을 보여달라”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스타들이 음주운전과 도박, 마약 등 명백한 잘못을 하고도, 반성하거나 뉘우치기보다 ‘연예 괴담에 재수없게 걸렸다’는 안이한 생각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괜히 연예계 괴담을 탓하지 말고 자기 관리나 철저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 매년 11월만 되면 연예계에 불행을 가져온다는 ‘11월 괴담설’. 이제는 스타들이 네티즌들의 이런 충고를 받아들여 갖가지 사건·사고에 대해 ‘괴담설’을 탓하지 말고, 자신들의 사생활 관리의 적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을 어떨까.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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