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연기? 이제 시작일 뿐인걸요”
“물오른 연기? 이제 시작일 뿐인걸요”
  • 김민주 
  • 입력 2005-11-14 09:00
  • 승인 2005.11.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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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정아가 데뷔한지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관객들의 눈에 ‘연기자’로서 당당히 인식되고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에 걸맞게 늘씬한 키와 몸매에 도회적이고 여성스런 외모를 가졌지만, 그녀가 보여줬던 ‘밋밋한’ 연기는 그녀를 크게 돋보이지 않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스크린을 통해 그녀가 보여주는 연기는 이제 연륜과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진실함’이 배어있다.

그리고 관객들은 연기자로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스크린을 노크하고 있는 염정아의 변화된 연기에 뜨겁게 환호하고 있다. 요즘 충무로는 한 마디로 ‘여인천하’다. 여배우 기근에 시달린다던 영화감독들의 푸념도 들리지 않는다. 전도연, 엄정화, 김정은, 김선아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며 연기력을 바탕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대형 여배우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배우들은 모두 예쁜 외모와 깜짝 인기로 승부하기보다, 과거 무명시절도 있었고 연기 경력도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최근 충무로에서 주목하고 있는 또 한 명의 여배우가 있으니 바로 ‘염정아’.

“저 배우 연기 잘한다” 입소문

염정아는 미스코리아 선(1991) 출신 배우답게 173cm의 늘씬한 키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몸매, 여성스러운 외모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주인공이다. 또한 그는 지난 91년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해 올해 연기 경력 15년차 베테랑으로 ‘연기력’에 대해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충무로에서 그녀의 연기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영화 ‘장화와 홍련’ 부터다. 당시 공포영화 장르에서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는 평을 받았던 이 영화에서 사람들은 염정아를 두고 “저 배우 연기 잘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즉 배우 ‘염정아’가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던 것. 이런 기세를 몰아 염정아는 ‘범죄의 재구성(2004)’과 ‘여선생 VS 여제자(2004)’ 등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영화계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았고, 올해에도 영화 ‘새드무비(2005)’와 ‘소년, 천국에 가다(2005)’ 두 편이나 출연하게 됐고, 지금까지 그녀가 출연한 영화만 해도 12편에 이른다.

상황에 따른 염정아의 ‘변신’ 능력

염정아가 연기경력 10년이 넘어서야 ‘연기파 배우’로서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과연 뭘까. 우선 그의 놀라운 ‘변신능력’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배우들의 첫 번째 조건이 배역에 집중하면서 완벽하게 그 배역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지만, 염정아의 영화속 변신은 정말 놀랍다. 그녀의 영화가 주목을 받았던 ‘장화홍련’의 새엄마 은주 역. 그는 임수정과 문근영이라는 어린 배우들과 함께 슬프면서도 무서운 공포를 창출해낸 주인공으로 스산한 기운 속에서도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빨아들였다. 또한 영화 ‘쓰리 몬스터’에서는 단역이었지만 굉장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그녀가 발랄한 여선생으로 분했던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에서는 기존의 새침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하고, 코미디 영화에 도전해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염정아라는 배우가 이제 코믹멜로 영화에서도 ‘통한다’는 인정을 받게 된 것. 영화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팜므파탈 사기꾼의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성공, 주위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새드무비’에서는 사랑하는 아들 때문에 삶의 마지막 끈을 놓을 때까지 가슴 아파하는 아이 엄마의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또한 오는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30대 어른이 된 카바레 여가수를 맡아 13살 소년과 판타지 멜로의 사랑을 보여준다.

서른이 넘어서야 관객들로부터 ‘연기파’ 배우라는 평을 받기 시작했던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데뷔 이후 10년이라는 세월을 연기에 쏟아 부은 노력에 비해서는 너무 늦은 ‘보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염정아 본인은 정작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이 부분이 바로 배우로서의 ‘겸손함’이며 염정아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두 번째 이유인 것이다. 이제 나이가 꽉 차 결혼이 인생 최대의 화두가 되어버린 염정아는 아직 사랑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연이 있는 사람을 만나면 내년에는 꼭 결혼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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