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총선 이후 잠행을 이어온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활동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계 결집에 나설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개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등 과 관련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미 '비박계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전대를 앞두고 비박계 결집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가 맏형 '서청원 추대'에 나서며 이번 전대가 결국 계파 전(戰)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이자, 김 전 대표가 정병국·김용태 등 비박계 후보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전날(12일) 국회에서 열린 개헌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박계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단일화가 돼야지, 안되면 당선이 안된다"면서 비박계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교통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시사했다.
김 전 대표는 정국 현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활동 재개를 공식화 하고 있다. 과거 보다 발언 수위가 더 선명해진 점이 주목을 끈다. 특히 개헌 논의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전날(12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여야의 극한 대립의 정치 구도를 깨기 위해 개헌이 돼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지금 우리 국회가 여야간 극한 대립 때문에 국민이 정말 필요로 하는 여러 정책이나 법·제도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본다"며 "국민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개헌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김 전 대표는 최근 가장 '뜨거운 감자'인 사드 배치에 대해선 "사드는 우리 국민의 존립과 관계된 문제로 방어적 차원에서 사드 이상의 다른 방법은 없다"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가 만만치 않은 세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전대에서 동원할 수 있는 당원수가 1만명에 달한다는 전언도 나온다. 최근 비박계 당권주자인 정병국 의원이 국회에서 김 전 대표를 따로 만나 도움을 요청한 것도 이런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 측은 이날 “대표는 당분간 중립을 지킬 거라는 얘기만 했다”고 선을 그었다. 비박계 주자인 정병국ㆍ김용태 의원과 서청원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대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나경원 의원 가운데 누구를 밀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 당내에선 비박계 후보가 한 명으로 정리되면 김 전 대표가 집중 지원할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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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