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실력있는 대형가수 탄생” vs “언론과 방송사의 과도한 띄워주기”로 갈라지면서 이들의 행보에 찬사와 우려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가요계와 언론, 인터넷 등에서 2005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그룹 Ex(익스)의 보컬 ‘이상미’ 열풍이 대단하다. 지난달 15일 열렸던 2005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잘 부탁합니다’라는 노래로 대상을 수상한 그룹 Ex가 무대에서 관객들을 향해 노래한 시간은 단 5분. 그 짧은 시간에 Ex는 좌중을 압도하는 무대매너와 보컬 이상미의 뛰어난 가창력, 대학생들만이 표현할 수 있었던 ‘취업현실’에 관한 신선한 노래로 심사위원들과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다. 심사위원 관계자들과 관중들은 Ex의 노래를 듣자마자 ‘대형가수 탄생’을 직감했다고 한다.
하루 아침에 스타탄생 사연
Ex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직후, 가요계와 언론, 연예기획사, 인터넷 등에서는 ‘신예 스타 탄생’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제2의 자우림이 탄생했다”, “대학가요제가 오랜만에 제 역할을 다했다”, “침체된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스타가 탄생했다”는 등 Ex와 보컬 이상미에 대한 기사가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매체에서 Ex를 취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국내의 내로라하는 연예기획사에서도 Ex를 영입하기 위해 발빠른 접촉을 시도했다.
물론 이런 Ex에 대한 열풍에 네티즌들이라고 예외일 수 없었다. 하루에 방문자 20명 남짓하던 이상미의 미니홈피가 하루 방문자만 해도 4,000여명이 넘을 뿐 아니라, 이상미가 직접 올린 사진들을 다른 사이트로 퍼나르는 등 이상미에 대한 관심은 날로 더해갔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는데, 하루 아침에 모두가 보고 싶어하는 ‘스타’로 껑충 뛰어올라 버린 것. 사람들의 이런 관심에 Ex 자신들도 아직 얼떨떨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MBC, 이상미 앞세워 기 한번 펴보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가요제를 주최한 MBC측에서 Ex의 대변자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그동안 생방송 도중 카우치 성기노출 사건과 상주 콘서트 참사 등으로 예능국이 침체되어 있던 MBC로서는 ‘Ex와 이상미’의 등장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정말 뜻밖의 호재였던 것. 때문에 MBC는 ‘섹션TV 연예통신’ ‘생방송 화제집중’ ‘일요일 일요일밤에’ ‘김동률의 FOR YOU’ ‘쇼 음악중심’ 일일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 ‘MBC 뉴스데스크’ 등 연예, 오락, 교양, 시사 프로그램의 구분없이 ‘Ex와 이상미’를 출연시키며 홍보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Ex는 일반 연예 관련 뉴스가 단발성으로 그치는 것에 반해 9시 뉴스에 두 번이나 보도되고, 심야 뉴스에 게스트로 출연해 인터뷰까지 하는 특혜 아닌 ‘특혜’를 누렸다.
심야뉴스에 ‘게스트’ 출연은 특혜?
이런 와중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Ex와 이상미’ 열풍에 대한 ‘거품’ 논란이 한창이다. 논란의 핵심은 두 가지다. ‘언론과 방송사의 과도한 띄워주기’와 왜 세간의 관심이 그룹 Ex가 아닌 ‘이상미’에게만 모아지느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처음 Ex가 나왔을 때는 신선하고 좋았는데, 너무 띄워주니까 좀 거부감이 생긴다”며 아무리 잘해도 신인에 불과한데 너무 띄워주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수가 노래만 잘하면 되지 왜 벌써부터 시트콤에 출연하느냐”면서 “지금 달랑 한 곡 가지고 떴는데, 좀더 두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을 보였다.
또한 일부 네티즌들은 언론이 유독 ‘이상미’ 혼자만 띄우기에 급급하다는 점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왜 이상미만 띄워주는지 모르겠다”며 “Ex는 분명히 5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그룹인데, 다른 멤버들은 들러리냐”고 이상미 띄워주기에 의아함을 드러냈다.물론 이상미가 ‘얼짱’이어서 혹은 노래를 잘 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음악은 이상미 혼자가 아니라 Ex라는 밴드가 함께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대형스타 탄생 ‘이상미’가 아니라 대형스타그룹 탄생 ‘Ex’라고 표현해줘야 한다는 것. Ex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급속도로 그의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 때문이다. 네티즌들의 관심을 시작으로 집중 조명을 받았듯, 이들의 과도한 ‘띄워주기’와 밴드가 아닌 ‘이상미’의 단독 조명에 대한 네티즌들의 논란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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