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의 임기가 오는 14일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사장 후보군을 확정짓지 못해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사장 후보를 외부 인사로까지 확대해 재공모했다.
당초 박 사장과 이훈복 전략본부장(전무) 등 내부인사 2명을 대상으로 선임 절차를 진행했지만 지난달 갑자기 방향을 급선회, 외부 인사까지 포함해 후보를 다시 공모했다.
재공모 접수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였으나 기간은 일주일 연장됐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 출신 등 외부 인사와 정치권 인사 등이 다수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과 이근포 전 한화건설 사장, 김동현 대명건설 사장, 현동호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김선구 전 이테크건설 사장, 정재영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대우건설 출신이다.
또 벡텔 출신의 최광철 SK건설 사장과 두산건설 사장을 거친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등도 물망에 올라있다.
이 외에 정치권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며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무는 다시 지원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은 최근 금호건설 사장 임기를 2년여 기간이나 앞두고 사임해 유력한 후보라는 추측을 낳았다. 원 사장은 1979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개발사업본부 부사장까지 역임한 '대우건설맨'이다.
업계에선 9월에나 신임 사장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후보 검증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다 최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등에 혁신의 칼날을 뽑아든 만큼 사태가 정리될 때까지 절차가 급속히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게다가 노조가 '낙하산 인사'를 경계하고 있어 정상 업무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박 사장은 후임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임시로 직을 대행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측은 "임경택 수석부사장이 사장업무를 대행할 경우 발주처와의 관계나 사업승인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박 사장이 업무를 대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우건설은 건설업황 침체 속에서도 올해 매출 11조1700억 원, 수주 12조2000만 원을 목표로 달려야 하는 상황인데다 주가회복 등의 과제를 안고 있어 업무 공백에 따른 목표 달성 지장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오는 22일까지 이들 후보를 3~4명으로 압축한 뒤 사장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