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안선영이 지난달 25일 평소 친한 동료인 진재영의 미니홈피에 자신의 억울함과 함께 사과를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내가 널 얼마나 더 미워해야겠니? 내가 전달을 잘못해서 그리된 거라 생각하니.” 안선영의 글에는 진재영에 대한 불만이 역력해 보였다. 때문에 이 글은 안선영과 진재영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생겼고, 안선영이 사과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진재영이 거부하자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글의 내용이 단순히 두 사람의 감정싸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안선영이 몸로비 등 동료 연예인들의 사생활 문제까지 문제의 글에 거론한 것. 특히 이들의 실명까지도 고스란히 게재해 사건이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안선영은 “OO 몸로비사건 알아둬서 내가 좋을 게 뭔데. OO이가 □□ 감독과 무슨 관계가 있는데. 관계가 있었던건 너지. 걔가 △△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니가 봤니. 왜 꼭 여자로서 치명적인 얘기만 그리 쉽게 하니”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놓았다. 이 글이 진재영의 방명록을 통해 공개된 이후 인터넷은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다. 글의 원본을 보기 위한 네티즌들의 미니홈피 방문이 줄을 이었다. 안선영, 진재영 등 관련 연예인들의 이름은 포털사이트의 검색순위 1, 2위를 다투기도 했다. 결국 진재영측은 미니홈피를 잠정 폐쇄시켰다. 기자는 여러차례에 걸쳐 사건 당사자들과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좀처럼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과정에서 안선영씨의 한 측근은 언론을 통해 “문제의 글은 원래 당사자만 아는 비밀 글 형식으로 쓴 것인데 공개 메뉴에 잘못 올려진 것 같다”면서 “글 내용도 몸로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좀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특히 연예인 당사자의 입에서 이같은 얘기가 흘러나왔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소문으로만 듣던 연예인의 몸로비 사건을 당사자 입을 통해 듣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실명이 거론된 연예인의 소속사도 현재 법적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문제의 글은 사실이 아니다. 안선영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다면 향후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선영은 현재 입을 다물고 있다. K-2TV 수목드라마 ‘장밋빛 인생’에 출연 중인 안선영은 공식 해명을 삼간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구도가 어떤식으로 발전할지에 대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연예계 성상납 논란으로 ‘불똥’
안선영의 ‘몸로비 글’과 관련해 나타나고 있는 또다른 특징은 연예계 성상납 문제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연예계의 성상납 소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한 연예인 매니저가 성상납 문제로 인해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당시 법원은 미성년자인 신인 연기자와 성관계를 맺고 상납을 받은 이 매니저에 대해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각종 ‘카더라식’ 소문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OO가 OO에게 상납을 했다” “OO가 OO로부터 상납을 받고 캐스팅을 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그동안 끊임없이 연예가를 중심으로 나돌았다.
그러나 연예인 당사자의 입에서 직접 이같은 류의 내용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네티즌들은 이런 일이 연예계에 비일비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내비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비공개글이 실수로 공개되기는 했지만, 안선영의 말은 시사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면서 “몸가짐을 단정히 해야할 공인들이 자꾸 이같은 사건에 연루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글의 문맥이나 앞 뒤 상황으로 볼 때 몸로비가 없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이번 일로 연예계 전체가 매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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