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이미지 제고 위해 미남 경찰 이용에 혈안
부산경찰청, 이미지 제고 위해 미남 경찰 이용에 혈안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6-07-01 21:10
  • 승인 2016.07.01 21:10
  • 호수 1157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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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부산경찰들, 범인 잡으랬더니 홍보에만 열중

▲ <사진출처=부산경찰 인스타그램>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서 학교경찰로 일하고 있는 A경장은 학교경찰은 외모로 선발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의 얼굴을 내밀어 보이며 이게 잘생긴 얼굴이냐?”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부 그런 곳이 있긴 하겠지만, 어떤 직업에서든 외모가 남다른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라며 학교경찰 선발 기준이 키가 크고 잘생겨야 한다는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A경장은 미남 학교경찰이 여학교에 가면 여학생들로부터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끈다는 보도에도 사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무슨 연예인이라도 된다는 말입니까? 자기를 알아보는 학생들과 같이 사진 찍는 것이 그렇게도 이상한가요?”라고 되물었다.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투였다.
 
그는 대다수 학교경찰은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 점을 꼭 전해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A경장의 말처럼 학교경찰이 모두 키가 크고 잘생긴 것은 아니었다. 다소 과장되어 보도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그동안 부산경찰이 실시해온 일련의 홍보 행태 때문으로 보인다. 범인을 검거하는 일보다는 경찰 이미지 제고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부산지방경찰청은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SNS 캠페인 영상에 배우 원빈을 닮은 이른바 원빈 경찰관을 등장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부산경찰은 야심한 밤에 여심을 저격하는 무보정 사진이라는 짧은 설명과 함께 그의 사진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별도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과 사진을 보고 일부 여성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일부 네티즌들은 경찰을 상품화했다는 비판적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올 초에는 부산경찰청이 한 공중파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찰들에게 표창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당시 경찰청은 이들이 경찰의 이미지를 제고했다는 이유로 표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바라본 일부 네티즌들은 이미지 제고도 좋지만 표창까지 할 일이었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경찰은 “UCC 홍보도 경찰 업무의 일환이라며 반박했다.
 
지난해 9월에도 부산경찰청은 자식을 먼저 저 세상에 보낸 뒤 낙담, 자살하겠다는 50대 남성을 신입 여경이 발견하고 그를 뒤에서 만나 설득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처음에는 미담 사례라며 네티즌들의 격려가 쏟아졌으나 해당 사진을 찍은 사람이 여성 경찰관과 함께 출동했던 선임 경찰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급박한 상황에서 선임 경찰이 구조를 신입 여경에게 맡겨놓고 한가하게 사진을 찍은 것은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번 사건 역시 부산경찰이 학교 경찰을 경찰의 긍정적인 모습으로 홍보하는 데 치우치다가 생긴 부작용이라는 지적이다.
 
학생들을 선도해야 하기에 이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함에도 실적 쌓기에 눈이 먼 일부 경찰서가 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젊은 호남형 경찰들을 선발했다가 일이 터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과는 차 안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단둘이 만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매뉴얼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큰 사건으로 번졌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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