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 연이은 동물학대 논란
아쿠아리움 연이은 동물학대 논란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6-07-01 18:13
  • 승인 2016.07.01 18:13
  • 호수 1157
  • 43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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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이어 코엑스까지…시민단체 거센 반발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여름철을 맞아 나들이 가족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테마파크 형 수족관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동물 학대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벌어진 63빌딩 아쿠아리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동물학대 논란에 이어 세 번째 동물학대 논란이다. 비판의 주체인 동물 관련 시민단체들은 “햇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지하에 동물을 가둬놓는 것은 동의할 수 없는 발상”이라는 견해다. 일요서울은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다른 아쿠아리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져 왔는지를 들여다봤다.

지난달 27일, 동물자유연대는 삼성동 코엑스 정문 앞에서 코엑스 아쿠아리움 다람쥐원숭이 전시 중단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다람쥐원숭이가 정형행동을 반복하고 있으며, 전시관 역시 매우 열악하다는 제보에 따른 단체 행동이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시민단체 등은 세차례에 걸쳐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다람쥐원숭이 전시관이 동물의 복지를 위협하는 환경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다람쥐원숭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고 새로운 개체 두마리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다람쥐원숭이를 동물복지 여건에 부합한 다른 기관으로 옮기고, 두마리의 추가반입 계획은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코엑스 아쿠아리움 다람쥐원숭이 전시관이 자연채광이 들어오지 않는 지하에 위치하고 관람객들은 원통형으로 된 유리장 속에 갇힌 원숭이를 구경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러한 구조가 다람쥐원숭이들의 이상행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원래 다람쥐원숭이는 열대우림에서 수십 마리씩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사회성이 높은 동물인데, 이런 동물을 홀로 지내게 하면 극도의 외로움을 느낀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울러 내실이나 은신처가 없는 공개된 공간에서는 다람쥐원숭이가 정신적 혼란을 느끼게 되고, 지하 새장과 같은 비좁고 어두운 지하공간에서 원숭이가 무기력증이나 상동증을 일으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덧붙인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처음부터 수중생물 전시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내와 실외 전시장을 고루 갖추어야 하는 육상동물 전시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동물원과 수족관에서 동물복지의 원칙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전시기능 외에도 계획적인 종보존 프로그램과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생명의 존엄성과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다람쥐원숭이 전시관은 고유의 생태적 환경을 제공하는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이상행동을 유발해 원숭이를 관람객들의 눈요기거리로 전락시켰다. 다람쥐원숭이에 대한 체계적인 종관리 계획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코엑스아쿠아리움은 애초에 수족관으로 조성한 곳에 육상동물, 고등포유류를 전시한 목적이 무엇인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또 눈여겨봐야 할 점은 우리나라의 대형 아쿠아리움 대부분이 한 번씩은 동물학대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전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보호를 위한 체계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2014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흰고래 ‘벨로’가 폐사한 채 발견됐을 당시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사육환경에 대해 많은 우려와 함께 개선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아쿠아리움측은 환경개선에 미온적이었고 결국 보호해야 할 소중한 국제적멸종위기동물이 폐사한 것”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올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고래류를 더 이상 반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무려 2년여간 이들의 대립은 이어졌다. 한화호텔엔드리조트가 막대한 돈을 들여 일산에 개장한 아쿠아플라넷 역시 마찬가지다.

동물에 필요한 최소한의 환경조차 갖추지 않은 밀폐된 시설에 전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동물자유연대는 당시 “건물 내에 전시하는 것이 극도로 부적합한 종을 손님끌기용으로 데려와 기본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시설조차 마련하지 않고 광고의 대상으로 써먹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의 태도는 굉장히 비윤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이들에 대해 동물자유연대가 내놓은 성명만 해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사육환경을 개선하고 추가 수입 중단 선언하라’,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의 환경부장관상 표창에 유감을 표한다’ 등 수십 건에 달했다.

결국 동물관련 시민단체들은 환경부가 야생동물이 실내에서 ‘밀폐사육’ 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야외, 실내 방사장과 은신처의 의무 설치 규정을 마련하고,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이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엑스 아쿠아리움 측은 “다람쥐원숭이의 이상행동을 발견한 직후 더 나은 환경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동물자유연대와 소통이 되지 않아서 다소 오해가 있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있던 당일 시민단체와 면담을 하고 다람쥐원숭이를 자유로운 곳으로 이동시키려는 계획을 전달, 오해를 풀었다”면서 “동물자유연대 역시 이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동물단체의 요구사항인 ▲ 다람쥐원숭이 전시를 중단할 것 ▲ 현재 보유중인 다람쥐원숭이를 코엑스보다 동물복지 여건이 더 나은 곳으로 보낼 것 ▲ 원숭이가 갇힌 좁은 유리장에 다른 동물을 전시하지 말 것 등을 모두 수용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관계자는 “다람쥐원숭이가 고등동물이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 앞으로 해당 시설은 아예 없애기로 했다. 또 다른 원숭이를 들여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도 여타 아쿠아리움보다 동물 환경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이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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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2016-12-21 16:11:00 59.16.133.6
인간이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듯이 동물 또한 그렇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좀 더 힘이 있다는 이유로 동물들을 이렇게 학대하는 것은
참으로 슬픈일입니다. 동물 자유연대분들 힘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