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밴드 씨엔블루의 멤버들이 부당 주식거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6월 연예계 잔혹사의 정점을 찍었다. 최근 연예계를 뒤덮은 뒤숭숭한 사건들로 인해 팬 심마저 흔들리는 가운데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점까지 부각되면서 연예계의 도덕성을 놓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지난달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한 밴드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씨엔블루 멤버인 이종현에 대해서는 벌금 2000만 원을,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직원의 지인 박모(39·여)씨에 대해서는 벌금 4000만 원에 각각 약식 기소해 불씨를 남겨놨다.
앞서 검찰은 정용화를 비롯해 1~2명이 지난해 7월 이전 지인 1명과 자신이 소속된 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 주식 2만1000주를 매입한 뒤 ‘국민MC’ 유재석의 전속계약 발표 이후 급등한 주식을 되팔아 약 2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로써 부당 주식거래 혐의를 받았던 정용화는 혐의를 벗게 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정용화는 그간의 바른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관계자들은 여전히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하다며 정용화를 향했던 화살이 같은 그룹 멤버인 이종현에게 쏠리면서 씨엔블루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초리가 싸늘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사전 정보에 의한 시세차익은 엄연히 불법행위이며 이로 인해 2차 피해자들도 발생한다는 점에서 최근 불거진 문제들과는 다른 심각성을 담고 있다고 일각에서는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유독 올 6월 연예계는 여느 때보다도 시끄러웠다.
한 기획사 홍보관계자는 “연예계가 11월에 사건, 사고가 유독 많아 ‘11월 괴담’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제는 ‘6월 괴담’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먼저 유흥주점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진실공방 중인 박유천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해 8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해 조사결과를 놓고 귀추가 주목된다.
또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이주노 역시 클럽에서 성추행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배우 김세아는 한 법무법인 부회장 부부 이혼 소송에서 ‘상간녀’로 함께 피소돼 충격을 전했다. 상간녀는 아내가 있는 남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여성을 말한다.
이와 더불어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설이 불거지면서 온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현재 두 사람은 해외에 체류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 외에도 배우 윤제문, 버벌진트, 이정 등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지난 6월에 드러나 도덕성에 흠집을 내는 등 연예계의 도덕불감증이 극에 달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부당 주식 거래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FNC가 최근 불거진 악재들로 인해 휘청거리는 등 소속사들 역시 몸살을 앓고 있다.
FNC의 간판 남자 그룹인 씨엔블루는 멤버 이종현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활동 재개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또 간판 여자그룹인 AOA 역시 ‘구설수’에 휘말려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AOA 멤버 설현과 지민은 지난 5월 3일 TV캐스트로 방송된 ‘채널AOA’에서 역사 지식의 부족함을 드러내 지탄을 받았다.
여기에 AOA는 음악프로그램 순위 논란에 휘말렸다. 방송 제작진의 실수로 1위가 됐다가 며칠 뒤 2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는 등 논란이 이어지자 2주일 만에 공식 활동을 마무리하며 ‘대세 걸그룹’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 밖에 FNC 개국공신인 FT아일랜드는 데뷔 9주년을 맞아 진행된 온라인 팬미팅에서 한 멤버가 회사에 대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논란을 일으키는 등 안팎으로 이어지는 악재들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때문에 FNC는 시가 총액 3위 자리마저 내주며 대형기획사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이뿐만 아니라 박유천 사건으로 대형 악재를 만난 씨제스엔터테인먼트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세금포털, 법인세 누락, 자회사 등과의 거래 문제 등을 집중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최악의 경우 세금폭탄까지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