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취재] 새누리 전당대회 3대 관전 포인트
[집중 취재] 새누리 전당대회 3대 관전 포인트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6-07-01 17:26
  • 승인 2016.07.01 17:26
  • 호수 1157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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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새누리당이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얼마 전 비대위에서도 계파 갈등이 불거진 바 있듯 오는 8월 전당대회 역시 친박과 비박 두 계파 간 ‘벼랑 끝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전대는 친박계와 비박계를 대표하면서 대구·경북(TK)을 지역구로 둔 최경환·유승민 두 의원의 도전 혹은 지원사격 여부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계파별 후보군 윤곽이 점차 드러나는 가운데 관전 포인트로 ▲후보 단일화 ▲전대 룰 ▲유승민 변수 등이 꼽힌다. 이번 전대 결과에 따라 친박계와 비박계의 당 장악 여부는 물론 새누리당의 텃밭인 TK 맹주까지도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8.9전대 비박·친박 ‘박대통령 임기말 평가’ 박터져
-범 친박에 ‘뒤통수’맞은 친박 이번에는?


친박, 비박 모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계파별 출마가 유력시되는 주자는 있지만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지난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전대 6개월여 전부터 캠프를 가동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친박과 비박을 대표하는 두 인물 간  ‘빅 매치’까지 불발되며 새누리 전대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에 빠져들게 됐다.

후보 단일화

당 대표 후보 난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결과를 좌우할 핵심은 후보 단일화 여부다. 단일화의 최대 변수는 단연 최경환 의원이다. 당내에선 최 의원이 전대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류가 강하지만 최 의원은 아직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주위 인사들의 전언이다. 당권을 잡고 현 정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도모하기 위해 전대 출마 권유를 받고 있지만, 총선 패배 책임론이 최 의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친박계가 구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총선 참패의 부담을 어느 정도 들어내면서도 당내 주도권을 잃지 않는 구조다. 일환으로 최 의원이 직접 나서지 않고 지난 총선에 거의 관여하지 않아 총선 패배 책임이 적은 이주영 의원 등으로 친박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언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 등의 출마 의지가 확고해 이 또한 쉽지만은 않다. 더욱이 최근 친박이라 믿고 밀어준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친박계다. ‘범친박’으로 불리는 이주영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친박으로서는 안심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최 의원 측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처럼 이 의원 역시 당 대표에 오른 뒤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비박계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결국 유 의원을 ‘구심점’으로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비박계는 정병국, 김용태 의원 등이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이혜훈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친박 후보 난립으로 비박계가 당권을 어부지리로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 의원이 ‘전대 출마 카드’를 꺼내들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이미 도전 의사를 밝힌 친박 후보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이지만 결국 최 의원이 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친박표가 제 집을 찾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전당대회의 안개 국면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차기 대권주자들의 셈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에서는 ‘최경환 대표-반기문 대선후보’라는 짝이 공공연하게 언급되고 있다.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남경필 경기도지사·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과연 누구를 밀어줄지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당대회 룰, 변동가능?

당권 주자들이 선택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주께 전국위원회를 열어 확정될 전당대회 룰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1명이 2표를 행사하는 기존 투표 방식에서 1인 1표제로 바뀌면서 후보 간 전략적 연대는 불가능해졌다. 이에 비박계에 비해 후보 난립으로 표 분산이 예상되는 친박계 일각에서 이를 되돌리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당원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사전투표가 도입될지도 관건이다. 모바일 사전투표는 전대 당일 투표소에 가지 못할 경우 본인 확인 후 온라인상에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비용은 절감되고 투표율은 끌어올릴 수 있지만 젊은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하게 되면 자연히 보수 성향이 강한 친박계가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승민 변수

한편 친박에 최경환이 있다면 비박에는 유승민이 있다. 유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 탈당, 무소속 당선, 복당의 과정을 거치면서 대선 주자로 ‘체급’이 올라간 데다 전국적인 지지도와 인지도를 확보했다. 또한 비박계는 ‘유승민 대망론’ 띄우기에 한창이다. 유 의원이 직접 출마하지 않고 후방 지원사격만 해도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이번 전대에서 유 의원과 최 의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비박계와 친박계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두 의원이 집권 여당 심장부인 TK를 지역구로 둔 의원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TK(대구경북)지역 차기 맹주가 오는 8월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가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당권을 놓고 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양 계파 핵심이라는 두 의원이 손 놓고 구경할 리는 없다. 출마를 하든 안 하든 어떤 식으로든 지원사격을 펼칠 것이다.

이미 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유승민 의원이 빠진 상황에서 반쪽짜리 흥행이라도 성공하려면 최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물론 총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최 의원이다. 하지만 최 의원은 본인 의사에 상관없이 주변의 권유에 따라 출마할 공산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의원은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린다. 그의 출마는 곧 박 대통령에 대한 임기말  평가로도 읽힐 수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 의원의 거취가 주목된다. 

jh0704@ilyoseoul.co.kr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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