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 표기한 허위광고에 소비자 뿔났다
쥬씨 측 “사과문 기획 단계에서 유출”
소비자 “사과문을 보고 와 헛걸음 해”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싸다’, ‘맛있다’, ‘신선하다’는 슬로건을 걸고 선풍적인 인기몰이 중이었던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가 용량 오표기 문제로 날선 비난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해당 문제에 대한 사과문이 또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요서울]은 쥬씨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에 지난 9일 생과일주스 가맹점 배너 광고에 1L 생과일주스가 2800원이라는 문구를 보고 구입했다가 실제 용량은 1L에 훨씬 못 미친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
이에 소비자연맹은 쥬씨가맹점의 1L 생과일주스를 구입했고 메스실린더를 이용하여 측정해 본 결과 초코바나나와 사과주스는 0.6L, 토마토와 키위주스는 0.78L로 측정돼 실량에 크게 부족했다.
식품위생법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의하면 표시된 양과 실제량과의 부족량 허용오차 범위는 500ml 초과 1L 이하의 경우 15ml로 되어 있다. 쥬씨는 오차 범위를 10배 초과했다. 또 1L 용기의 용량 적합 여부를 물로 측정해 보니 최대 0.83리터 담을 수 있어 용기 자체가 1L용이 아님을 확인했다.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 후 사과문이 또 말썽
이후 허위 용량 문제에 관한 쥬씨의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17일 온라인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재됐다.
내용은 ‘소비자분들에게 실망과 불신을 안겨드려 머리 숙여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덮거나 숨기지 않고 잘못을 인정하며 윤리경영과 품질경영에 더욱 힘쓰는 쥬씨가 되겠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쥬씨의 사과를 받아주십사 1000원 쥬씨사과쥬스를 출시한다’는 것이었고, 사과문은 급속도로 퍼졌다.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허위 용량 기재에 대한 불신이 쌓여 있는데 1000원 쥬씨사과쥬스 판매 내용이 내포된 사과문까지 홍보마케팅으로 사용한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쥬씨 관련 기사를 접한 뒤 문제가 됐던 1L 음료를 먹지 않았지만, 싼 가격과 많은 양 때문에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사과문에 게재된 사과 쥬스를 사려는 한 소비자를 만났다.
해당 소비자는 사과문을 보고 매장을 찾았지만 이벤트를 하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
이 소비자가 찾아간 가맹점에 사과 주스를 판매한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 가맹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주스는 ‘1000원 사과주스’가 아닌 자체적으로 사과주스를 판매하고 있었다.
해당 사과문이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쥬씨 측은 사과문에 대해 “기획이 된 것은 맞지만 정식으로 내놓은 사과문이 아닌 유출된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쥬씨는 ‘1000원 사과주스’는 자체적으로 준비한 대응책 중 하나였지만 논란이일 것으로 보여 폐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시안이 외부에 흘러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경로로 유출이 됐는지 정확한 정황을 살피고 있다”며 1000원 사과주스는 처음부터 없었고 앞으로도 출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 쥬씨 가맹점 업주 역시 “현재 사과주스 이벤트는 본사 내부에서 기획만 나온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판매 관련 내용은 잠정 중단됐다”고 전했다.
쥬씨 관계자는 “문제의 1L 표기법도 이미 6개월 전부터 XL라는 명칭으로 수정 중”이라며 “쥬씨는 이번 이슈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점주들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해명과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쥬씨 측은 컵에 가득 담아 제공하겠다는 컨셉으로 홍보를 하면서 1L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가맹점 모집을 활성화 한 시점인 약 6개월 전부터 XL로 정정해 표기했고 이 과정에서 과거 1L 컵 사이즈로 표기된 내용을 그대로 사용했던 매장이 일부 남아있어 문제가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신규 표기법이 적용되지 않은 일부 매장들을 빠짐없이 확인하여 모든 가맹점에 용량 표기 문제를 정정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연맹 후속조치
한국소비자연맹 측은 전화 인터뷰에서 “쥬씨에서 별다른 수신은 없었고 자체 보도 자료로 인해 쥬씨가 사과문을 올렸다”고 밝혔다.
쥬씨의 용량 표기의 제보자가 다수의 의견인지 개인의 의견인지에 대한 질문에 소비자연맹 측은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조사에 나선 게 아니고 소비자 신고제보로 인해서 확인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생과일주스 업체들이 붐을 타고 있어 용량 등이 이슈화 되고 있는데 양뿐만 아니라 성분 등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공식적인 계획은 없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소비자 제보 없이 자체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생과일주스 업체의 허위광고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회신을 요청한 상태다.
oyjfox@ilyoseoul.co.kr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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