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브렉시트 선택, 그 파장과 향후 전망은?
영국-브렉시트 선택, 그 파장과 향후 전망은?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6-06-24 20:04
  • 승인 2016.06.24 20:04
  • 호수 1156
  • 4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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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도 금융도 ‘출렁’ 도미노 현상 등 남은 쟁점들 ‘불안감 조성’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로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의 대격변이 예상된다. 현재 파운드화 가치가 1985년 이후 31년 이래 최저로 떨어졌고, 엔화가치는 폭등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실물경제시장과 주식시장 등 경제 전반 모두에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남은 정치·경제적 쟁점 사항들 역시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예측할 수 없어 당분간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안감이 조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 비상대책 회의 줄소환…대 위기 찾아오나
우리나라 경제 시장서도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

영국 국민들이 지난 24일 브렉시트를 선택하면서 영국이 43년만에 유럽연합(EU)을 탈퇴하게 됐다. 이날 한국시간 기준 2시 12분 영국 BBC는 유럽연합 탈퇴 진영이 승리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제 경제 시장이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금융시장은 공황상태로 접어들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0% 폭락했으며, 일본 닛케이지수가 7%, 한국 코스피지수가 4%대 폭락한 것이다.

또 유럽연합을 비롯한 각국은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한 비상회의를 줄줄이 소집했다. 유럽연합은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이탈상황을 맞았을 뿐만 아니라, 이탈 도미노 현상과 연합 자체가 흔들리는 대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로 유럽연합 전체의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이 0.2~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역시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이날 금융시장은 브렉시트 소식으로 줄곧 출렁거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중간 개표 결과 ‘탈퇴’로 표가 쏠린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코스피는 장중 한때 1892.75까지 추락했다. 코스닥도 장중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실물 경제 역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렉시트가 결정됨에 따라 당장은 영향이 미미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역대 최장기 감소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수출액이 한 해 4억에서 7억 달러의 추가적인 타격이 있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영국은 우리나라의 11번째 수출 대상국으로 지난해 74억 달러 정도 수출해서 12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냈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KOTRA) 런던무역관이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31곳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의 71%가 브렉시트는 자사 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대부분 관세율이 높아져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익구조가 악화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 영국은 탈회 협상을 위해 2년간의 유예 기간을 가지게 되고, 이 기간 동안에는 ‘한-EU FTA 특혜관세’가 영국과의 거래 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중소기업중앙회는 유예기간이 끝나면 영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실행세율을 적용받게 돼 우리나라 수출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영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 중국, 대만 등과 경합 중인 운송기계부품, 섬유 등의 제품 수출에서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다른 국가의 도미노 이탈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기업은 유럽국가 진출 시 면밀한 검토를 거쳐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다만 우리나라 경제가 브렉시트로 인해 흔들리는 것은 단기적인 현상일 뿐, 금방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유럽에서 벌어질 많은 변수들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되고 있는 변수들을 짚어보면 우선 캐머런 총리가 사퇴를 발표한 것이다. 보수당은 물론 영국 전체의 분열, 그리고 투표 패배에 대한 책임 차원이다. 아울러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 또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코틀랜드 투표를 이끌었던 스코틀랜드 전 총리와 스코틀랜드 국민당 당수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스코틀랜드의 영연방 독립 재투표 여론이 조장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우려가 높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타 회원국들의 반 유럽연합 성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폴란드, 덴마크, 체코 등 반 연합 성향이 높은 나라들의 탈퇴 여론이 조성되면 영국의 탈퇴 못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역시 2017년 선거를 앞두고 극우당이 탈퇴여론을 조성해 국민투표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한편 우리 정부는 브렉시트와 관련해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기획재정부는 지난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했다. 점검반을 통해 시장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금융·실물 등의 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대응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국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일종의 비상조치 계획으로 우발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경영방식)에 따라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투자 심리 확대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이에 따라 관계기관은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긴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 외환,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해 나갈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 외신, 신용평가사들의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투자심리 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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