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 물 / 탐 /구]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인 / 물 / 탐 /구]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6-06-24 17:20
  • 승인 2016.06.24 17:20
  • 호수 1156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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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心’ 받들며 ‘난세’ 헤쳐나갈 적임자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대통령 비서실 정무수석 비서관에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됐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 의원들이 무소속 당선자 7인에 대한 일괄 복당을 허용키로 한 시점이다. 김 수석 입장에서는 임명된 지 일주일 만에 난관에 봉착하게 된 셈이다. 더욱이 당청 간 ‘가교’ 역할을 해 박 대통령 임기 말 레임덕도 차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다. 친박계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김 수석이다. 현 난세에 박심(朴心)을 가장 잘 대변할 적임자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뉴시스>

-여당은 물론 야당과 소통도 기대
-‘충청과 TK 조합’의 '재림'


청와대는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 이후 한 달 만인 지난달 15일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수석, 경제수석을 교체한 데 이어 두 번째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나섰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와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던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지난해 7월 임명 이후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김 수석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이정현, 박준우, 조윤선, 현기환 수석에 이은 5번째 정무수석이다.

김재원(52)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1964년 경상북도 의성 출신으로 대구 심인고등학교·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에는 제31회 행정고시, 1994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와 김재원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경북 군위·의성·청송 선거구에서 당선돼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9대 때는 같은 지역에서 72.7%라는 높은 득표율을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2006년 5월의 지방선거 당시 당의 클린공천감찰단장을 맡아 당내 공천비리를 일소하는 데 기여했다.

20대 총선에선 경선시 상대 후보였던 김종태 의원에 패배하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김 수석은 중국으로 건너가 베이징대학 객원교수로 활동했고 상하이 소재 푸단대학 객원연구원으로서 한국과 중국 및 동북아 정세 관련 연구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수석은 확실한 친박계 인사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는 물론이고 2012년 대선 캠프에서도 박 대통령의 브레인으로 측근에서 보좌했다. 윤상현 의원과 함께 대통령 정무특보로 있을 때 정치권은 ‘윤상현은 행동가, 김재원은 전략가’라고 분류했다. 판세를 읽고 전략을 짜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뜻이다.

‘90도 인사’ 인사만 잘해도 절반의 ‘협치’

이런 김재원 수석에게 최근 ‘폴더 인사’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붙었다. 정무수석에 임명되고  국회 여기저기 인사를 다닐 때 김 수석의 인사법은 하루 종일 ‘90도’였다. 필요 이상으로 깍듯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야와 정부, 청와대의 협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김 수석은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따라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정무수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늘 소통하는 정무수석으로서 여당은 물론 야당을 자주 찾아뵙고 늘 경청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국회·정당 관련 업무를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직책이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이 걸림돌로 등장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여당과의 불협화음으로 대통령의 정치가 안 됐을 때 책임 화살은 제일 먼저 정무수석을 향하게 된다. 지난달 18일 현기환 전 수석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광주로 가는 KTX 열차에서 바로 앞뒤 자리에 앉아 2시간가량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 장면은 불편한 당청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김 수석이 이완구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로 세월호 사건 후 특별법 협상 등 대야 협상은 물론 당청 소통 창구 역할을 경험한 것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선거캠프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호흡을 맞추기도 한 김 수석이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의 소통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일괄 복당 허용 뒤에는 친박 재집권 큰 뜻

한편 혁신비대위가 갑작스럽게 무소속 의원들의 일괄 복당을 허용하게 된 것은 결국 당청 간 '가교'역할을 맡은 김재원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혁신이 전무하다'며 새누리당에 쏟아지는 비판 여론을 수습하기 위해 결국 김 정무수석이 박 대통령 설득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전당 대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유 의원이 비박계의 구심점으로 급부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며 “차라리 빨리 잡음을 없애버리고 전당대회와 대선에서 ‘친박 재집권'을 준비한다는 계획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충청 정치’하고도 인연이 깊은 김 수석이기에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복안도 내재돼 있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이완구 원내대표 시절, 김 수석이 ‘충청과 TK 조합’을 경험하며 충청 대망론을 직접 지켜본 일이 있음을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더욱이 청와대는 정 원내대표와 껄끄러운 사이인 전임 현기환 수석을 김 수석으로 교체했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반 총장의 방한을 앞두고 전격 발탁된 데 이어 김태흠 의원을 새누리당 사무 1부총장에 기용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청 정가에선 김 수석 발탁을 두고, 반 총장의 지난달 제주 방문으로 불붙은 충청 대망론을 확대 재생산 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말이 나온다. 친박 핵심인 이장우, 김태흠(보령 서천) 의원, 친박의 지원을 받아 원내사령탑이 된 정진석 원내대표와 ‘충청 대망론’을 열쇠로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면서 향후 정계 개편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jh0704@ilyoseoul.co.kr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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