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외 출장 후 귀국 일정이 늦춰졌다.
당초 신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세번째 표대결이 펼쳐질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마치고 이달 말까지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더 일본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은 주총 이후 일본 내 금융기관 등 주요 거래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주총 결과와 국내 사정에 대해 설명한 후 다음 주말 입국할 예정"이라며 "세부 입국 일정은 확정 되는대로 다시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신 회장의 귀국 일정이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끝나도 마무리할 부분이나, 다른 일정이 생길 수 있는 등 변수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공세가 심해진 상황이어서 혹시 모를 일본 관계사와 직원들의 동요에 대비해 일본쪽을 추스릴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미 출국금지를 당한 그룹 주요 사장단과 더불어 신 회장도 한국으로 돌아오면 곧바로 출국이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신 전 부회장이 향후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총을 소집하고 계속해서 '현(現)경영진 해임안' 상정 등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더라도 출국금지가 내려지면 신 회장의 일본 주주총회 참석은 어려워진다.
이미 재계 일각에선 검찰 수사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신 회장이 해외에서 더 머물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가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집중 겨냥하고 있고, 신 회장은 지금까지 의혹만 가지고도 검찰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소환, 피의자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신 회장이 여론이나 수사에 역풍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방어적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며 "납득할만한 일정이나 구실을 내세워 일본에 더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