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대망론’에 출렁이는 安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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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 6월 12∼13일에 실시된 알앤서치와 데일리안의 차기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안 상임공동대표는 반기문 총장 26.8%, 문재인 전 대표 24.2%에 이어 16.5%로 3위에 랭크되었다. 안 상임공동대표는 4.9%의 지지율로 4위에 오른 김무성 대표와 큰 격차를 유지하며 2강 1중 구도를 유지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30명 대상 유무선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서 ±3.1%p, 응답률 3.8%]
지난 6월 13∼14일 리얼미터와 CBS가 실시한 야권 부문 차기대선주자 조사에서도 안 상임공동대표는 1위 문재인 전 대표(25.1%)에 이어 17.7%로 2위를 올랐다. 또한 반기문-문재인-안철수 3자 대결 문항에서도 안 상임공동대표는 반기문 36.5%, 문재인 34.9%에 이어 지지율 19.0%를 보였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113명 대상 유무선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9%p, 응답률 5.6%)
당의 위기 속에서도 안 상임공동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두 자리 숫자를 유지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안 대표가 이번 의혹에 직접 연루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비례대표 선출 문제는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잡음이 컸고 국민의당이 공동대표 체제이다 보니 안 대표가 모든 책임선이라고 보는 시선 역시 약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때문에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이 아직은 안 대표 이미지나 지지율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안 상임공동대표에게 더 큰 위기는 5월말 있었던 반기문 총장 방한과 함께 부상한 ‘충청대망론’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이 미는 차기 후보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급부상하면서 안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에 출렁임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았던 반 총장은 방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차기 대선주자 1위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7∼9일 실시된 한국갤럽 정기조사에서 반 총장은 26%의 지지율을 얻어 문재인 전 대표 16%, 안 상임공동대표 10%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2명 대상 유무선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서 ±3.1%p, 응답률 21%)
다만, 반 총장이 뜨면서 안 대표의 지지율이 반토막 났단 기사들이 있었지만 실제 총선 전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비교해 보면 영향 정도가 그렇게 큰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4월 6일 실시된 조원씨앤아이 2,007명 대상 유·무선 ARS전화조사에서 안 싱임공동대표는 13.9%로 1위 문재인(24.5%), 2위 김무성 20.1%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오세훈 전 시장(12.2%)이 그 뒤를 이어 4위에 올라 2강 2중 체제를 보였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07명 대상 유무선 ARS조사, 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2%p, 응답률 3.5%)
지난 4월 1일∼4일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리얼미터 정례조사에서도 문재인(22.7%) 전 대표가 1위, 김무성 전 대표(12.9%), 안철수 대표(12.8%), 오세훈 전 시장(12.0%) 순으로 조사되어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17명 대상 유무선 ARS조사, 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서 ±3.1%p, 응답률 4.9%)
종합적으로 보면 안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은 차기 대선주자로 반 총장이 후보군에 포함되었거나 포함되지 않거나 또 총선 전이나 이후 어느 시점에 있어서도 10∼13% 정도의 지지율을 보여왔다. 하지만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고 난 이후 나온 조사결과를 보면 오히려 16∼7%선으로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이번 사건에 따른 지지층 결집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반기문 총장 등장 이후 전체 대선 지지율은 문 전 대표, 안 상임공동대표 모두 빠지는 흐름을 보였는데 안 상임공동대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빠진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과 호남, TK지역의 감소 폭이 크다.
둘째, 수도권에서는 반 총장에 대한 선호가 큰 만큼 문 전 대표와 안 상임공동대표 지지율 모두에 영향을 주었는데 서울은 문 전 대표가, 경기/인천은 안 상임공동대표 지지율이 더 크게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셋째, 야권의 유력 후보들이 모두 부산 출신인 관계로 PK 지역에서의 지지율 변화가 중요한데 반 총장 등장 이후 PK 지역에서 문 전 대표와 안 상임공동대표 모두 약 5% 가량의 지지율 하락이 있었다. 다만 TK지역에서 안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 하락폭이 문 전 대표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현재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은 반 총장 등장이후 안 상임공동대표에 대한 지지 철회가 문 전 대표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징을 요약하면, 안 상임공동대표가 대선주자로 뻗어나가기 위해 기반이 되어야 할 지역(호남과 PK)에서의 지지율 유동성이 커 핵심지역 기반이 의외로 허약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지역 기반이 약할 경우 돌발변수가 많은 대선 판에서 안 상임공동대표가 독자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밀어부치거나 본인만의 고독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공고한 지역기반은 커다란 버팀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화되는 상황에 연동되어 지역 기반의 지지가 함께 요동을 친다면 소신있는 결단을 내리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고 이런 머뭇거림은 의사결정의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를 낳을 수 있다. 그럼 안 대표의 취약한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안 대표 스스로 당내 리더십을 공고화하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김수민 리베이트’의 발단이 당내 알력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당 이미지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는 사안이 컨트롤되지 못하고 터져 나오게 만든 취약한 리더십, 불안정한 ‘동거’ 리더십이야말로 ‘부유(浮游)’처럼 흔들리는 안 대표의 지역 기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당내에 대선 유력 주자가 있음에도 또 다른 잠재적 대선후보군들을 향해 손짓하는 움직임이 공존하는 한 안 상임공동대표의 리더십은 이슈마다 사안마다 흔들릴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의 결말이 어떻게 나는지와는 별개로 3등을 뛰어넘지 못하는 ‘안철수’ 그 자체의 한계로 작용할 것이다.
<이은영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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