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영택 교수는 16일 “지난 14일 오후 11시 31분 누군가가 네이버 아이디를 도용한 뒤 회원에서 곧바로 탈퇴시켜 선거 홍보 도구로 사용하던 블로그(blog)가 사라져버렸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19일까지 15만여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PC, 이메일을 통해 회장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두 교수는 지난 15일 오후 4시께 자신의 블로그에 새소식을 올리기 위해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이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화면이 떴다.
당황한 두 교수가 연신 재시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네이버 고객센터에 문의해보니 14일 오후 11시 30분께 누군가가 휴대폰 인증을 거쳐 회원(아이디) 탈퇴를 요청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두 교수가 그동안 사용하던 이메일은 물론 선거 소식을 알리는 도구로 활용해 온 블로그마저 하루 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그는 “매일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블로그에 방문했다”며 “유권자와의 중요한 소통 창구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렸다”고 토로했다.
두 교수가 상황 파악에 나섰지만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다.
우선 네이버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어떤 경로로 유출된 것인지 알 수 없었던 것.
네이버 비밀번호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와 연관이 없어 쉽게 유추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휴대폰 인증 과정이다.
네이버에서 탈퇴하려면 자신의 명의로 된 휴대폰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휴대폰은 분명 두 교수가 갖고 있었다. 잃어버리거나 빌려준 적이 없다. 그는 “누가 어떻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무슨 방법으로 휴대폰 인증을 받았는지 미스터리(mystery)”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네이버 측은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해야 밝혀낼 수 있다”고 했다.
두 교수측은 경찰에 고발하고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투표 종료가 며칠 남지 않은 데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도 결과는 선거 이후에나 나올 가능성이 커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국교총도 이 사건이 선거와 관련된 사람의 소행이 아닌지 조사할 방침이다.
두 교수는 “이번 선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거의 중요한 도구가 갑자기 사라져 매우 당황스럽다”며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교총 회장 선거에 더욱 집중해 교권 수호와 평교사들의 권익신장, 교원 복지 증진에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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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팀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