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휘호 기자]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서비스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O2O 사업 진출 소식을 알리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팽팽하게 맞선다. 대부분 우리나라 O2O 서비스 시장이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고, 그 실용성도 확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부에서는 O2O 서비스 산업의 ‘확장성’은 좋지만 ‘지속성’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요서울]이 O2O 서비스의 양면을 들여다봤다.
카카오·세일투나잇·직방 등 업계 선도 中
치열해진 경쟁체제…기술개발 등 투자 싸움
우리나라 O2O 서비스 열풍은 스타트업에서 시작, 확산됐고 이제는 업종이나 규모 등과 상관없이 대부분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당초 우리나라 O2O 시장이 처음 열렸을 땐 1세대로 분류되는 부동산업과 숙박업, 배달업 등이 주도하는 모양새였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O2O 기반의 중개 애플리케이션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2012년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업계 1위업체 직방은 누적 다운로드 수가 1200만회를 넘어섰다. 또 중개업소 7000여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어 올해 거래액만 5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숙박 O2O 업체 야놀자는 2011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한 상황이다. 호텔야자, 모텔얌, 에이치에비뉴 등 브랜드를 보유한 야놀자의 프랜차이즈 계열사인 야놀자F&B가 관리하는 프랜차이즈 숙소는 90여곳에 이른다.
1세대 등장 이후는 대기업들의 가세가 줄을 이었다. 카카오, 네이버 등 인터넷업체와 시럽과 클립 등 전자지갑을 앞세운 SK텔레콤(SK플래닛), KT 등 이동통신기업도 O2O 시장에 진출을 선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외에도 KCC가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홈씨씨인테리어 홈페이지와 모바일 서비스를 개편했고, 투비소프트가 SK텔레콤과 O2O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이들의 진출러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진출행렬
카카오의 경우 국내시장을 무대로 가장 공격적인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해 카카오택시 출시를 시작으로 미용실 예약서비스인 카카오헤어숍도 현재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교통을 중심으로 한 O2O 사업 확장에 주력한다. 카카오는 지난 9일 전국 5개 도시의 지하철 노선과 역, 경로 정보를 제공하는 카카오지하철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카카오택시를 시작으로 카카오드라이버를 출시한 데 이어 대중교통 O2O까지 출시하면서 교통 O2O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IT업계에선 O2O 사업 분야를 종합한 종합타임커머스까지 등장했다. 일례로 세일투나잇은 ‘오늘의 행복을 팝니다’를 모토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종합 타임커머스로 올라섰다.
타임커머스란 마감 시간이 지나면 판매할 수 없는 상품을 저렴한 값에라도 팔기 원하는 판매자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서비스다. 세일투나잇은 기존 숙박 위주였던 타임커머스 앱과 달리 고객의 여가활동 접점에 닿아 있는 영화, 공연, 외식 등 서비스업 전반에 진출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기업들이 왜 이렇게 O2O 사업에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일까. KT경제경영연구소는 거래금액 기준 2014년 15조 원이었던 국내 O2O 시장이 내년이면 300조 원 규모로 20배 성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우리나라 모든 상업 거래 총액의 약 30%에 달하는 액수다.
이를 두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지난달 19일 서울시 강남구 엔스페이스에서 O2O 산업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의 O2O는 소비자의 요구가 플랫폼을 타고 서비스로 구현된 형태”라며 “카카오 등 기존 플랫폼 중심의 O2O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O2O 시장이 지니는 가치로 ‘일상’과 ‘데이터’를 꼽았다. 하루 대부분을 함께 하는 스마트폰을 통해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를 제공하며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절에는 전화 예약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었고 웹을 켜고 정보를 찾는 것은 번거롭게 느껴졌다”며 “지금은 배우자보다도 더 오랜 시간 함께 하기에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비즈니스에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성공가도 달리려면?
다만 향후 O2O 서비스 산업의 지속 성장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시장 선점에 나선 업체들의 수익 상황이 다소 좋지 않은 상황을 놓고 ‘미래를 위한 투자 기간’이라는 시각과 ‘사업 지속성이 우려된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대치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비콘 서비스 ‘얍’을 운영하는 얍컴퍼니, 카셰어링 업체 ‘쏘카’ 등 수많은 O2O업체들이 적자폭을 키우고 있다. 때문에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했음에도 적자폭이 커지는 현 상황이 우려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한 O2O 업체 관계자는 “O2O 사업 초기에는 대부분 시장을 몇몇 업체가 선점했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업체들이 진출해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에 적자가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성장기와 안정기에 돌입하는 산업의 보편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장부상으로는 O2O 서비스 회사들이 기술개발이나 광고 등에 많은 투자를 하게 되면서 실적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선순환 구조로 보인다”면서 “시장 자체가 엄청난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이들 역시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