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하철참사와 우리사회의 리더들
[기고] 지하철참사와 우리사회의 리더들
  • 일요서울
  • 입력 2016-06-07 08:53
  • 승인 2016.06.07 08:53
  • 호수 1153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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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의 활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 ‘당리당략’에 빠지 정치권 책임 통감

 

 
 
 
강남역 화장실에서 ‘묻지마 살해’로 목숨을 잃은 20대 여성,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중 사망한 19세의 젊은 청년,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에서 가스누출 폭발사고로 사상을 입은 14명의 하청 근로자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2년이 흘렀음에도 사고의 책임을 어디에 물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안전’사고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그 피해자가 되고 있다.

각각의 사고들은 ‘안전수칙‘과 ‘매뉴얼’을 지키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분류되지만 정확히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허술함과 낡음이 기술 고도화 등 사회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강남역 ‘묻지마 살해’는 그것이 ‘여성혐오 살해’로 보도되기도 했지만 실상은 조현병(망상, 환청, 환시, 환각, 대인관계 기피, 의욕상실 등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는 병리적 상태) 등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를 아직은 사회적 이슈로 생각하지 못하고 있고 또 그것이 정책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데서 나타난 돌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불안전한 사회’가  병든 사회로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사고 역시 2013년, 2015년 동일한 유형의 사고로서 3번째 발생했으며 그때마다 서울메트로의 외주용역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매뉴얼 개선방안도 모색되었지만 동일 사고는 3년이 지나도 반복되고 있다.

어디 이뿐일까. 자녀에 대한 폭력사건, 어르신과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돌봐야 하는 기관에서 일어나는 비리와 학대사건 등 우리 사회 구석구석이 몸살을 앓고 병들어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근본적인 것은 IT기술 발전 등에 따른 사회구조와 산업의 변화로 인해 사회적 관계와 개개인의 인간 관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표현했던 ‘한’이나 ‘정’이란 단어는 더 이상 우리를 설명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신 그 자리를 ‘개인의 행복’이나 ‘이해관계(利害關係)’란 단어가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더구나 우리 사회는 이십여년 전 ‘IMF'란 큰 파도를 맞았었지만 또 다시 밀려오는 ‘실업’, 과 ‘저성장, 저수익’이란 파고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다.

때문에 다가오는 아니 이미 옆에 다가와 있는 ‘미지(未知)’의 변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우리 사회에 ‘활력(活力)’을 불어넣는 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70년대 고도 성장시대의 흥청망청 넘쳐나는 ‘활력’만을 꿈꾸는 것 같다.

텃밭을 가꾸듯 욕심내지 않는 소소한 개인들의 행복과 고령화 사회에 적응하는 작더라도 지속적인 꾸준한 성장이 지금 우리가 사회에 필요한 ‘활력’의 내용이다. 그것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모두가 함께 잘 살자”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사회 각 분야 리더들은 우리 사회가 이러한 방향으로 전환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문화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그러진 한국사회의 리더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하지만 우리 사회 리더들의 모습은 어떤가. 당장 정치권을 봐도 답답함이 앞선다. 여소야대 민의로 만들어진 20대 국회는 청와대의 ‘상시 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더구나 여야가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어 원구성이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 철저하게 자기 당의 이해관계에만 목숨을 걸고 있다.

거기에다 반기문 유엔총장 방한이 대선 출마 이벤트로 변질되면서 2017 대선이 조기에 과열되어 버렸다. 지금 정치권에는 ‘식사정치’, ‘강연 정치’, ‘잠행정치’가 유행한다고 한다. 각 당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진행하는 이와 같은 기획성 일정들은 다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들이다.

하지만 이런 행보들이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어차피 조기 과열될 대선이라면 차기 대선 후보자들이 대한민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가고 싶은지에 대한 포부와 내용을 밝히는 ‘경연의 장’으로 만들어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요구하고 싶다. 

다시 복기해야 할 ‘세월호 참사’

다시 우리의 눈을 2014년 ‘세월호 참사’ 시점으로 돌려본다.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어린 청소년들의 죽음에 대해 ‘국가 대개조’를 하겠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참회의 선언 이후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가. 우리 사회 약자들의 반복되는 죽음을 보면서 대한민국호가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은영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일요서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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