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경영정상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16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져, 정부가 조성한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선박펀드 이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조성한 12억달러의 금액이면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0여척 정도의 건조가 가능하다.
앞서 현대상선은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총 8042억 원 규모의 공모사채 조정에도 성공했다. 사채권자들은 채권액의 50% 이상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기로 했는데, 채권단의 출자전환 금액이 더해질 경우 약 1조 원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1분기 기준 1600% 수준이던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400% 아래로 낮아져 12억달러 규모의 선박펀드 이용이 가능해진다.
선박펀드는 해운사의 초대형 선박 취득을 도와 해운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정부가 마련한 것으로 부채비율이 400% 이하인 기업만이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해운사들이 당장 재무위기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운송효율이 높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현대상선도 향후 부채비율을 낮춰 선박펀드 이용이 가능해지게 되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상선 측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된다"며 "이럴 경우 정부의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의 조건인 부채비율 400% 이하를 충족시켜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통한 선대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