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20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예의주시하는 3인방이 있다. 바로 표창원, 손혜원, 이종걸 3인방이다. 당내외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도가 지나칠 경우 ‘막말 파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 내에서도 ‘제2의 정청래’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정 전 의원은 현안관련 아슬아슬한 발언을 SNS에 적잖게 적어 막말 논란에 빠진 바 있고 특히 ‘공갈 발언’으로 최고위원 당직이 4개월 동안 정지되기도 했다.
표창원 의원의 경우 정치권에서는 ‘똑똑한’ 정청래로 불리고 있다. SNS를 통해 현안에 대해서 논하지만 감정적이거나 근거없이 발언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대표적인 발언을 보면 강남역·구의역 참사를 목도하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세월호, 옥시, 서울메트로 등 기업의 탐욕과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무수한 인명이 죽었다”며 “기업살인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이뿐만 아니라 홍만표 변호사의 전관예우 논란을 보면서 홍 변호사와 관련된 ‘현직검사’를 ‘매법노’, 이들을 비호하는 정치권을 ‘매권노’, 그리고 이들에게 돈을 주는 경제인을 ‘매경노’로 낙인찍어 재차 화제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에게도 ‘쓴소리’를 보냈는데 ‘지방재정 개혁’ 추진 관련해 “중앙정부가 여유있는 지자체 예산을 빼앗아간 뒤 재정부족 지자체에 강제배분하는 것은 ‘공산당식 패악’”이라고 매섭게 쏘아붙였다.
정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손혜원 의원은 ‘여자 정청래’로 불릴 정도로 독설가다. 손 의원은 고 노무현 서거 7주기인 5월 23일 호남 내 비노·비문 세력에 대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친노가 부럽기도, 두렵기도 할 것”이라며 “더 강해져만가는 친노세력이 부럽기는 한데 그 중심에 문재인이 버티고 있는 것이 영 마땅치 않다는 쉬운 얘기를 참 어렵게 빙빙 돌려서 얘기한다”고 비아냥거렸다.
손 의원은 당선인 시절 김종인 대표와 문 전 대표 갈등을 보면서 “김 대표가 친노라는 사람들을 인격적으로 말살시키는 일을 했다”며 “노인은 바뀌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또한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냐’는 질문에 “내가 보기에는 종편만 보는 것 같다”고 폄하했다. 이에 정 의원은 ‘손혜원 의원이 자랑스럽다’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어설픈 정청래’로 불리는 인사가 바로 이종걸 의원이다. 최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권 출마 의사를 밝히자 이 의원은 원내대표로서 퇴임기자회견에서 “반 총장이 대통령에 출마할 경우 국민이 시궁창에 버릴 것”이라고 독설을 퍼붓다 끝내 사과했다.
무엇보다 2012년 8월 SNS에 박근혜 대통령을 ‘그년’이라고 막말했다가 망신도 당했다. 3년이나 지난 2015년 10월 청와대를 방문한 이 의원에게 박 대통령이 “왜 그때 (저보고) 그년 이년 그런 거예요?”라는 뒷끝작렬 질문을 받고 당황한 이 의원은 “오타였지만 죄송했습니다. 사과드린다”고 혼구멍을 치렀다. 같은해 이 의원은 국회법 개정을 비판한 박 대통령에게 “너무 호들갑 떨지 않으셔도 된다”고 발언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철>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