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대한민국축구국가대표팀이 20년 만에 최다 실점을 기록하며 국내외 축구팬들의 날선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량 실점 경기를 통해 보안점을 찾아 반등의 기회로 삼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친선경기로 만난 스페인에게 1-6로 완패했다.
이날 대한민국축구대표팀의 초반 공세는 좋았다. 날카로운 패스와 공간 침투력 등을 강점으로 가지며 한국보다 우위에 있는 스페인에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모든 라인을 위로 당기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한국대표팀은 전반 29분에 터진 다비드 실바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내주기 전까지는 김진현의 슈퍼세이브를 포함한 김기희의 수비 등 강팀을 상대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원했던 그림 그대로 경기는 잘 풀어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다비드 실바의 골이 터진 직후 한국대표팀의 경기력은 급격하게 저하됐다.
윤석영의 공간 침투는 번번이 막히며 공이 상대 진영이 아닌 우리 진영으로 계속 넘어왔고 해외파 선수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이 패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속출되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 패스의 중심인 기성용 역시 다른 경기와는 다르게 눈에 띄는 킬 패스는 드러나지 않았고 믿었던 해외파 손흥민, 지동원 등은 제대로 된 유효슈팅을 기록하지도 못한 채 경기 시간만 흘러갔다.
특히 아시안컵의 주역으로 뽑히는 김진현은 한국의 골문을 제대로 잠그지 못했다는 평이 대다수다. 또 수비의 약점이 절실하게 드러나면서 6골 중 5할 이상의 골이 실책성 골로 기록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 주세종, 석현준, 이재성을 투입하면서 공격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내려 노력했다.
비록 K리그 선수들이지만 주세종과 이재성은 그라운드 위에서의 활약은 ‘성실함’ 그 자체를 보이며 위축됐던 한국의 공격의 실마리를 조금씩 풀어나갔다. 또 석현준 역시 공격력을 서서히 찾아가면서 스페인 골문을 꾸준하게 두드렸다.
이에 주세종과 이재성은 후반 38분 골을 합작하며 한국대표팀의 영패를 막아내며 위안을 삼았다.
슈티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혹시 감독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싶으면 말해도 문제가 없다”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패배 원인에 대해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보다는 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며 “기술적으로 스페인이 우위였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고 실력 차를 인정했다.
이번 6-1 패배로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8월 9일 북한과 0-0 무승부 이후 10경기까지 이어진 무실점 기록(쿠웨이트전 3-0 몰수승 포함)을 10경기에서 마감했다.
한국 대표팀은 체코 프라하로 이동해 오는 5일 FIFA 랭킹 29위 체코와 유럽 원정 두 번째 평가전이 남았기 때문에 스페인전의 패배의 아픔은 빨리 털어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체코 대표팀의 유럽원정 2차전에 대해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패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며 자신감을 심어줄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패배로 인해 비난의 대상으로 도마 위에 올라왔지만 수비의 문제점, 실점 이후 선수들의 감정 컨트롤, 뒷문을 책임질 골키퍼의 부재 등 여러 문제점을 보안해나가면 이번 유럽 원정이 한국국가대표팀 성장에 반등의 기회로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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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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