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유럽강호들과의 친선경기에 나선 슈틸리케호가 ‘무적함대’ 스페인앞에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시종일관 이어진 수비 불안과 정신력에서도 밀리며 무기력한 모습까지 이어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1-6 패배라는 참혹한 결과를 맞딱드렸다.
이로써 한국은 A매치 10경기 연속 무실점, 16경기(몰수승 포함) 연속 무패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스페인과의 전력차를 실감하며 여러 문제점을 동시에 노출했다. 한국은 11명을 해외파 위주로 구성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기에는 쉽지 않았다.
전반 3분 한국은 놀리토의 결정적인 슈팅을 김기희가 태클로 막아냈고 5분뒤 상대의 볼을 뺏어 손흥민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 전반 12분 이니에스타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 4분 뒤 모라타의 슈팅이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전반28분 베예린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낸 이후 2분 뒤 실바의 자로 잰 듯한 프리킥이 골문을 가르며 균형이 깨졌다. 또 2분 뒤 어의없는 실수로 추가골을 내주며 한국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장현수의 백패스가 짧았고 김진형이 잡았다 놓친 공을 모라타가 가로 챈 뒤 파스레가스가 마무리했다.
전반 38분 한국은 아스필리쿠에타의 패스를 받은 놀리토가 김기희를 가볍게 따돌리고 김진현의 빈 공간으로 밀어 넣으며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한 슈틸리케호는 후반에 선수교체를 단행해 분위기 반전에 나셨다. 하지만 후반 5분 만에 추가골을, 다시 4분 뒤 베예린의 크로스를 놀리토가 마무리하며 0-5를 만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6분 이재성, 주세종, 곽태휘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33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주세종이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린 게 상대 수비수에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영패를 만회했다.
그러나 후반 44분 김진형의 실수로 모라타에게 다시 한골을 내주며 1-6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경기 직후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뭐라고 할지 모르겠다. 선수들이 슈가도 반납해 자발적으로 훈련했고 장시간 이동해 여기까지 왔다. 좋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며 “현장에서 본 스페인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강팀이라는 걸 재확인했다. 이렇게 차이가 클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또 “유럽 축구와 아시아 축구는 다른 세계라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질타와 평가보다는 팀적으로 좋지 않았다. 이 부분을 짚고 싶다. 대패한 이후 정신적으로 딛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극복하지 않으면 4일 뒤 체코전에서 또 참패가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슈티리케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위축된 가운데 첫 실점이후 많이 흔들렸고 정신적으로 무너진 것을 패배 요인으로 지적했다.
경기 후 ‘캡틴’ 기성용은 “우리 실수가 가장 큰 패인”이라며 “이런 것들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세계무대에서 절대 성적을 낼 수 없다”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