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의 '반반(潘半)화법'
반기문의 '반반(潘半)화법'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6-05-31 09:13
  • 승인 2016.05.31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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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일을 할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
-정치권 “황당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간의 고국 방문을 마치고 30일 출국했다. 반 총장은 방한 중 “국내에서의 행동에 대해 과대 해석하거나 추측하는 것은 삼가, 자제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 특유의 반반(半半) 화법이 다시 나왔다"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 내내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이른바 ‘반반 화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반 총장은 경주 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해 "(지난 25일 관훈클럽 발언이) 좀 과대·확대 증폭된 면이 없잖아 있어 저도 당혹스럽게 생각한 면이 많다"며 "제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저 자신이 제일 잘 아는 사람일 테고, 제가 결정해야 할 것이다. 방한 중 활동과 관련해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란다. 정치적 행보와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적 행사에 참여하고, 주관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했다

반 총장은 '충청 대망론'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에도 즉답을 피하면서도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화법을 구사해왔다.

'반반 화법'은 어느 쪽에도 무게를 싣지 않으면서 민감한 주제를 피해 나가는 반 총장 특유의 화법이다. 반 총장이 이날 "확대 해석 말라"고 했지만, 정치권에는 그가 대선 후보 출마 뜻이 없는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야당 관계자는 "반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해 놓고 앞으로 검증 공세에 시달릴 것을 우려해 '반반 화법'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대선주자로서 확실한 각인 효과는 얻었다. 유엔에서 '본국 국내 정치하느냐'는 비난이 나올 것에 대비하는 발언을 해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반 총장은 30일 오후 8시 인천공항에서 뉴욕행 비행기로 출국했다.

jh0704@ilyoseoul.co.kr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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