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구성원 ‘세갈래’
열린우리 구성원 ‘세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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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4-21 09:00
  • 승인 2004.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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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은 크게 세 가지 부류의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세 부류는 정치적 성장 과정이나 이념적 스펙트럼, 성향 등에서 크고 작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정치적 아마추어의 냄새가 짙어서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에 매우 가깝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타협이나 화합보다는 작은 차이를 확대하여 서로 다투고, 갈라서는데 더 익숙하다는 것이다. 하여간 우리당의 구성원을 성향상 분류하면 대체로 세갈레로 나뉜다.첫째, 정동영 의장 중심의 중도 성향의 전문가 그룹이 있다. 둘째, 김근태 원내대표를 축으로 하는 재야와 386 운동권 중심의 진보성향의 평화개혁 그룹이다. 셋째, 유시민 의원 등 개혁당 출신 및 당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노사모 그룹이다. 명계남, 문성근씨는 이런 셋째 그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불만이 쌓이고 쌓여 이번 ‘분당론’의 불씨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최근의 의원직 총 사퇴 문제 등 탄핵 정국 대응 방식에서 수많은 이견이 노출되었다.

3·12 대통령 탄핵 직후 의원직 총 사퇴를 결정했다가 상황이 좋아지자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쪽과 약속대로 강행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소모전을 폈고, 비례 대표 선정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 상황이 있었다. 그런 갈등이 잠복되어 있다가 이번의 ‘분당론’ 파문으로 표출된 것이다. 지금 우리당에서 그 누구도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당장 총선을 앞두고 분당 가능성이 회자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마이너스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성근씨와 명계남씨가 부랴부랴 탈당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유시민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정치 부패와 지역주의 정치를 완전하게 종식시키기는 어려워진 것 같다. 이 과제는 18대 총선으로 연장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문성근, 명계남씨와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지만 일단 분당까지는 치닫지 않겠다는 다른 표현인 것이다. 임채정 의원도 “이번에 과반수를 얻을 경우 수평적 정권 교체 후 비로소 명실상부한 개혁 세력의 집권이 시작되는 것인데 할 일이 많다”고 당의 통합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문성근, 명계남씨의 주장대로 곧바로 이념에 따라 ‘헤쳐 모여’로 나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다만 정치적 이합집산이 꼭 이념이나 노선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열린우리당의 총선 후 ‘분당’은 늘 진행형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우리당 자체가 급조된 신인 중심의 정당이라서 그 누구도 다양한 구성원들의 ‘개성’을 융화시키고 조화시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견을 종합하고 조정할 ‘3김’ 같은 ‘거대한 산’이 없다는 것이 우리당의 가장 큰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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