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선대위원장 사퇴 ‘권력암투설’ 솔솔
정동영 선대위원장 사퇴 ‘권력암투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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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4-21 09:00
  • 승인 2004.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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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이 선거 3일을 남겨둔 상황에서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직을 사퇴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정 의장은 지난 12일 밤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당 의장직 역시 “선거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당초 사퇴하루 전인 11일까지만 해도 “한때 의장직 사퇴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책임 하에 선거를 치르겠다”며 “총선후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혀 사퇴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영남권 후보들의 거듭된 사퇴요구와 총선 위기상황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역풍으로 최고가를 누리던 우리당이 정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으로 역공을 받은 데 대한 책임과 탄핵세력 심판론이 사퇴의 명분이다. 그러나 당 지지도가 하락한 데에 대한 당내 문책성이 강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리당 내부의 당내 주도권 경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정 의장의 사퇴를 강력히 주장해온 세력이 TK, PK 등 영남권 후보들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 TK 지역 후보들은 정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이후 정 의장의 사죄표명에도 불구,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권기홍, 이영탁, 윤덕홍, 윤용희, 서중현 후보는 12일 “노인폄하 발언은 계층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함으로써 국민 통합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전국정당화의 교두보인 영남지역에서부터 우리당 후보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를 주었다”며 정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종의 실력행사였던 셈이다.

PK 지역도 내심 정의장의 사퇴를 원하는 눈치였다. 실제 정의장의 발언이 박근혜 효과에 날개를 달아주었다며 정의장이 사퇴하는 것이 오히려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말들이 나돌았다. 특히 PK 쪽에서는 정 의장이 이 지역을 방문하는 것보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인사는 “선거 승리의 절박성이 정 의장 사퇴를 가져온 측면도 있지만, 이를 달리 해석해 보면 노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영남권 후보들이 정 의장을 강하게 성토하며 사퇴를 요구했다”며 “이는 선거이후 당 운영과 관련해서도 상당한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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