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 릴레이 인터뷰] 원희룡 지사, “朴 정부 골든타임 남아 있다!”
[창간기념 릴레이 인터뷰] 원희룡 지사, “朴 정부 골든타임 남아 있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6-05-20 20:09
  • 승인 2016.05.20 20:09
  • 호수 1151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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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는 지난 4.13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것은 집안싸움과 권력다툼의 결과라고 평했다. 나아가 원 지사는 이번 총선패배가 향후 집권여당으로서 역할을 못해 더 큰 심판이 올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제주는 미래산업 글로벌플랫폼이자 인큐베이터”
-“청년실신 사태는 50대의 책임이고 정치의 책임”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계개편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밝히면서 여야가 모두 불안한 정치 지각판 위에 발을 딛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원 지사는 “새누리당은 본래 지지층을 잃었고 더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을 잃었고 국민의당은 야당과 여당 지지층이 섞여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또한 원 지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소통이 아쉽다”면서도 “아직 골든 타임이 남아 있다”고 박 정부의 성공을 기대했다. 또한 차기 대선주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포용의 리더십’, ‘스마트 국가비전’을 꼽았다. 한편 원 지사는 제주는 향후 미래산업의 글로벌플랫폼이자 인큐베이터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창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원 지사와 5월19일 서면인터뷰를 통해 가진 일문일답이다.

▲ 4·13 총선 결과 야당이 압승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새누리당의 책임 있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단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결국은 집안싸움과 권력다툼에 좌절하고 분노한 국민들이 내린 심판 아니겠나. 현재가 불안한 청년세대, 노후가 불안한 중장년 세대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고, 아픔에 공감하지도, 희망을 주지도 못했다.

특히 아픈 건 합리적인 보수층이 새누리당에 경고를 던진 점이다. 지난 대선 때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다 떠난 이들이 과연 무엇을 원했는지, 왜 떠난 건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어떤 심판이 또 올지 두렵다. 그러나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집권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우리 국민이 받아야 할 피해다.

▲ 4차산업을 중시하면서 ‘탄소 없는 제주도’를 추진하고 있다. 진행 사항은 어떤가.

- 4차 산업혁명시대다. 과거에는 기계가 근육을 대체했다면 이젠 기계가 두뇌를 대체하게 된다. 알파고, 구글, 스마트폰 등의 혁신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산업 재편이 중요하다. 제주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신재생 에너지 분야, 전기자동차나 자율주행 자동차 등 교통수단 분야, 스마트관광 등 첨단 정보통신수단 분야를 도전하고 있다.

그 가운데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전기차와 청정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를 중심으로 한 그린빅뱅(green big bang)이다. 화석연료 없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자동차가 달리는 시대가 제주에서 펼쳐지는 셈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자동차의 100%, 전력의 100%를 전기차와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게 된다.
 
현재 국내 전기차의 40% 이상 이 제주에서 운행 중이다. 올해까지 약 7천대를 보급하고, 2만대가 보급되면 규모의 시스템이 갖춰져 전기차 여건이 훨씬 더 좋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올해 해상풍력이 본격화되면 전력생산량도 크게 증가될 수 있다.

이러한 4차 산업을 이끌기 위해 통신, 사물인터넷은 KT, 에너지는 한국전력과 포스코, 배터리는 LG 등 대기업과 손잡고 산업 생태계와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제주는 미래산업의 글로벌플랫폼이자 인큐베이터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창이 되고 있다.

▲ 최근 인터뷰에서 “정계개편 요인이 어느때보다 높다”고 밝혔다. 이유를 설명해주신다면..

- 새누리당은 물론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안정의 느낌이 없다. 불안한 지각판 위에 발 딛고 있다. 새누리당은 본래 지지층을 잃었고 보수끼리 분열한 상황이다. 더민주도 텃밭인 호남을 잃었고, 국민의당엔 야당과 여당 지지층이 섞여 있다. 여기에 내년 대선 주자들의 유동성도 커졌다. 정계개편이 될지, 정당의 역동적 과정이 될지 모르지만 변화의 에너지가 축적돼 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 아닌가.

▲ 청년들이 취업에 힘들어 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한 말씀해 주신다면.

- 우선, 제주도에선 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도는 행정이 직접 투자 인허가 과정에서 일자리에 대해 협상하고 조건을 붙여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신화역사공원(리조트월드제주) 사업이다. 2조4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의 계약 조건에는 고용 인력 5000명 중 80%를 제주도민으로 우선 채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리조트 측과 취업연계형 인재양성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1차 선발된 60명이 싱가포르에서 어학연수와 경영자 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은 내년 제주에 돌아오면 초급관리자로 근무하게 된다. '람정 복합리조트 트랙 프로그램'도 지난 3월부터 제주도 내 5개 대학에서 시작됐다. 1500명을 채용하는 제주 드림타워 사업도 같은 방식으로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23개 대규모 외국인 투자사업에 적용해 나갈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엔 일자리가 몇백만 개씩 없어진다고 하잖나. 4차혁명시대에 걸맞는 일자리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최근 소프트웨어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처럼 어린 시절부터 코딩교육을 실시해 두뇌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실신이란 말, 참 마음 아프다. 오늘날의 청년실신 사태는 우리 50대의 책임이고, 정치인의 책임이다. 나도 흙수저이고, 지금 세계 갑부의 3분의 2도 자수성가했다는데 우리나라는 반대로 가고 있으니 우려가 크다. 하루하루 삶이 고달픈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 박근혜 정부가 임기 말로 향하고 있다. 그동안 국정 운영을 어떻게 보시는지.

- 소통이 아쉽다. 그래도 골든타임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총선 이후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회동을 갖고 여러 의견을 나눈 점도 고무적인 일이라 본다. 정부가 여력이 있을 때 보다 강력한 변화와 쇄신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얻고 국정 주도권을 쥐고 가는 것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 아직 1년 반이란 시간이 남아 있다.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 대선이 1년 반 남았다. 차기 대선주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 포용의 리더십을 지니고 스마트국가 비전을 가져야 한다. 포용의 리더십이라는 게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선 이들만 끌어안는 것만 의미하는 건 아니다. 경제 부문이나 사회 부문, 그리고 정치 부문까지 모두 포용력이 발휘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경제난 속에 악화되어가는 국민적 갈등과 대립을 풀어내고 통합을 이룰 수 있다. 또 하나, 스마트국가 비전이란 앞서 누누이 강조했듯 4차혁명시대에 맞는 국가발전의 큰 그림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미래를 고민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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