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Ⅰ산경팀] 봄과 함께 창업시장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서울, 경기, 부산, 광주 등의 창업박람회장에는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예비 창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창업시장에 대한 관심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창업시장 그중에서도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브랜드의 생명력이 짧은데다가 트렌드가 변할 때마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한순간에 변하기 때문이다. 수시로 변하는 고객들과 예비 창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 그 강력한 무기는 이른바 킬러메뉴가 될 수도 있고 장수하는 브랜드들만이 가진 영업 노하우일수도 있다.
우리 생활 속 수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중에 장수 브랜드는 얼마나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월 13일 기준 패스트푸드, 제과제빵, 주류, 기타외식 등으로 등록한 외식 브랜드는 총 3528개다. 이 중 10년 이상 운영하고 매장 수가 500개 이상인 브랜드는 30개다.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의 0.8%다. 그만큼 장수하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트렌드와 요구를 맞추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도 오랫동안 우리 곁에 살아남은 브랜드들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장수브랜드들은 오랜 세월을 견뎌오며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 놓은 곳이 많다. 브랜드 파워를 기본으로 가맹점 운영시스템, 고객 만족서비스, 메뉴 개발시스템 등 다양한 노하우를 잘 갖추고 있다.
생맥주 전문점 치어스는 올해 15주년을 맞았다. 타 생맥주 브랜드들이 꺼려하던 주거상권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남들이 메인상권을 고집할 때 치어스는 아파트 상가나 주거밀집지 인근의 상권을 공략했다.
낮에는 학부모를 비롯한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삼았고 저녁에는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영업전략을 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패밀리레스토랑과 펍의 개념을 합한 ‘레스펍’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프랜차이즈업계의 성공신화를 써 냈다.
치어스의 또 다른 장점은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주방 인력을 본사에서 양성•배치•관리해 가맹점을 돕는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에 150여명의 조리부장이 활동하고 있다. 심지어 주방인력 휴무 등을 대비한 헬퍼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치어스의 주방인력 지원 시스템은 인력난이 심한 외식 프랜차이즈에서는 매우 드문 시스템으로 점주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이뿐만 아니다. 치어스는 15년을 이어오며 창업시장 분석, 점포 계약시 유의사항과 같은 다양한 창업정보와 자체적으로 물류, 배송, 제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신생 프랜차이즈기업에서는 대부분 위탁을 맡기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치어스에서는 물류, 제조, 배송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결국 원가를 낮추는데 유리해 예비 창업자들의 창업자금 부담감을 줄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런칭한 디저트카페 쑤니는 킬러메뉴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커피 시장을 넘어 디저트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진 브랜드로 케이크 모양의 눈꽃빙수 ‘슈니케이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슈니케이크는 기존 빙수와 모양부터 차별화 됐다. 눈꽃빙수를 산처럼 쌓은 모양이 기존의 빙수라면 슈니케이크는 모양이 케이크와 똑같다. ‘슈니’는 독일어로 ‘하얀눈’을 뜻한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도 실제 케이크인줄 아는 경우가 많아 실물을 보고는 ‘케이크 인줄 알았다“ ”정말 예쁘다’는 반응이 많다. 쑤니는 슈니케이크를 개발하기 위해 오랜시간 공을 들였다. 기존 빙수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물론 재료 하나하나 모양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게 탄생한 슈니케이크는 딸기나무, 쁘띠쇼콜라, 달콤한밤, 녹차바닐라, 바닐라카라멜, 프루트봉봉, 일랑일랑베리, 망고탱글, 만다린얼그레이 등 9개다.
쑤니는 커피전문점들이 포화 상태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4개 미얀마 1개 매장을 운영하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창업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커피전문점들의 매출 대부분이 커피로 이뤄졌다면 쑤니는 슈니케이크 빙수를 기본으로 한 머핀, 샌드위치 등의 디저트류가 차지하고 있다. 저가커피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페를 창업하려고 준비 중인 예비 창업주들에게 좋은 성공모델이다.
쑤니는 올 여름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슈니케이크의 단점을 보완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슈니 컵빙수다. 테이크아웃이 편리하고 좀 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종류는 밀크슈니, 망고슈니, 그린티슈니, 딸기슈니, 투베리슈니, 초코슈니, 팥슈니 등이 출시된다.
‘인생 2막’인 창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00% 성공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창업박람회나 창업설명회 등을 찾아 상담을 받고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면 새로운 도전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