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정치’ 내세운 이재명 성남 시장, 시민 구단의 지표로 자리매김할까
‘축구 정치’ 내세운 이재명 성남 시장, 시민 구단의 지표로 자리매김할까
  • 오유진 기자
  • 입력 2016-05-16 09:29
  • 승인 2016.05.16 09:29
  • 호수 1150
  • 5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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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축구 정치를 표방하며 정치 기반을 다지고 있는 이재명 성남 시장이 연일 화제를 모으며 K리그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 겸 성남 FC 구단주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언론을 활용하는 등의 정치인으로서의 면모와 동시에 축구팬들의 관심까지 함께 이끌어내며 구단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축구 정치의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그는 SNS를 통해 여러 이벤트성 경기를 이끌어낸 바 있다. 대표적으로 수원 FC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 시장과 함께 만들어낸 깃발라시코. ‘깃발라시코는 이 시장이 SNS를 통해 염태영 수원FC의 구단주이자 수원시장에게 제안해 성사시킨 내기로 경기에 승리한 팀이 상대 홈구장에 구단기를 직접 게양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축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고 지난 3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FC와 성남 FC2016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에 많은 관중을 불러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또 이 시장은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성남 FC와 맞대결을 앞둔 FC 서울에게 ‘10억 원 놓고 붙자는 내용의 글을 개재했다. 그는 서울에 10억대전 또는 빌리언대전을 제안한다성남이 패하면 국내 장기연체 채무자 빚 10억 원을 매입해 탕감하겠다. 만약 서울이 지면 5억 원을 책임져 달라. 나머지 5억 원은 성남이 승리기념으로 책임지겠다고 전했다.
 
‘10억대전은 성남시의 빚 탕감 프로젝트의 일부로 10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원금의 1%로 구매해 채무자를 구제하자는 사회 운동이다. 실제 액수는 10억 원이 아닌 1000만 원으로 알려졌고 성남이 경기에서 지면 1000만 원어치의 채권을 사 채무자를 구제하고 성남이 승리하면 양 팀이 500만 원씩 채권을 구매하자는 취지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이 시장의 정치적인 메시지가 내포된 프로젝트라며 축구를 활용해 자신을 홍보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등 스포츠에 내기를 접목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일부 언론 역시 스포츠에 정치냄새가 풍기면 안 좋은 것 같다축구를 정치에 이용하지 마라는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시장은 도박이 아닌 내기라고 잘라 말하며 공익사업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기 위함이라고 해명해 일단락됐다.
 
더욱이 그간 K리그는 기부, 유소년 축구 발전 등 수많은 공익사업을 경기와 접목해 관객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큰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 이 시장의 이 같은 축구 정치가 축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시민 구단의 자리매김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모든 시민구단이 성남 FC와 같이 꽃길만을 걷는 건 아니다. 경남 FC의 경우 지난해 심판에게 유리한 판정을 부탁하는 대가로 뇌물을 제공한 심판매수발각과 외국인 선수 계약 과정에서도 허위 계약서로 몸값을 부풀려 거액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지며 비리와 부패 덩어리로 얼룩졌다. 뿐만 아니라 강원 FC, 광주 FC 등 대다수 시민구단이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났고 수시로 임금 체불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그사이 프로축구 인기는 떨어졌고 구단 창단을 주도했던 지자체장들은 선거 결과에 따라 떠나며 시민구단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일부 시민 구단은 존폐 위기에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시장의 경우 축구 문외한에 가까웠지만 성남 FC 구단주를 맡은 뒤 축구에 큰 관심을 기울였고 현장을 수시로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고 구단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며 성남 FC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밟고 있다.
 
이에 성남 FC 관중도 크게 늘며 2014년에 비해 지난해 평균 관중은 50.8% 늘었고 유료 관중 비율은 227%나 증가했다. 올해 홈 개막전에는 지난해보다 약 2.5배나 많은 14504명이 입장하며 홈 최다 관중 신기록까지 세운 바 있어 이 시장의 축구 정치가 해당 구단뿐만 아니라 이 시장에게도 흥행 키 포인트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oyjfox@ilyoseoul.co.kr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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