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20대 국회 상반기를 이끌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제1당 더민주 중진들 사이의 득표전이 치열하다. 더민주가 국회의장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해지자 18대 국회 임채정 의장을 끝으로 8년 동안 여당의 독차지였던 입법부 수장 자리를 향한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이 원내1당인 더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직을 밀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더민주당에서는 문희상 정세균 이석현(이상 6선ㆍ가나다순) 박병석 원혜영(이상 5선) 의원 등이 5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후보자들은 지역별, 선수별 열리는 당선인 워크숍 자리에 따라다니면서 당선인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다녔다.

최연장자인 문 의원은 ‘큰 형님론’을 띄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국회의장은 도토리 키 재기 하듯 뽑아서는 안된다. 입법부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공론화 해서 (후보를) 정리하는 게 제일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최근 적극적으로 국회의장직에 나서고 있는 정 의원은 “호남 4선을 한 경력으로 당의 약점인 호남 민심을 얻어낼 수 있다”고 공략하고 있다. ‘정세균계’ 인맥이 발벗고 지원에 나선 모습이다.

현 국회부의장인 이석현 의원은 “우리 당에는 친노(문희상), 범친노(정세균)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무계파인 내가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의정 경험을 적은 손편지를 당선인 전원에게 보냈다.

반면 박병석 의원은 ‘발품팔이’를 통해 지지를 호소하면서 전국을 누비고 있다. 부산에만 두 번 다녀오는 등 초선 당선자를 30명 넘게 일대일로 만났다는 후문이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원혜영 의원은 4년 전 국회선진화법 도입에 앞장섰던 경험을 내세워 “국회의장이 돼 싸우는 국회가 아닌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한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국회 분위기는 일단 국회의장직 선거가 ‘선수+나이’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희상 의원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문 의원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컷오프’됐다가 ‘재심’으로 구제됐다는 점과 친노 이미지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럴 경우 정세균 의원이 우상호 원내대표 당선처럼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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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