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정 원내대표 위원장 겸직
-與 잠룡들 비박연대 모색?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새누리당이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와 별도의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정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겸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비박(非朴)계는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친박(친박근혜)의 당권 장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당선자 122명 설문 조사와 원내 지도부·당 중진의원 연석회의 결과 등을 토대로 친박계가 주장해오던 '관리형 비대위+별도의 혁신위' 방안을 차기 지도 체제로 결정했다.
또한 오는 1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12일 “대안이 없기 때문에 가결될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 비대위’는 총선 직후 해산된 최고위원회의 기능을 대신하면서 혁신위 구성과 전당대회 실무를 준비하게 된다.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 유일한 선출 권력인 정 원내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다. 전당대회도 9월 정기국회 시작 전으로 밀려 친박이 책임론을 딛고 전열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비박(비박근혜)계 하태경 의원은 12일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은 (다음 주) 전국위원회에서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비박계의 조직적 반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일표 의원도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과 다른 것"이라며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서 두세 달이라도 뭔가 고통이 따르는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김영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새누리당은) 지금 이대로의 평온함과 안락함이 지속된다면 나중에는 손도 못 써보고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계가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지만 그뿐이었다. 당 주류인 친박계는 대외적으로 침묵하면서도 주요 사안마다 의견을 관철시키고 있다.
한편 오는 7월로 예상되는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당권 경쟁 움직임과는 별도로 주로 비박계 에서 일부 정치적 연대 조짐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 참패이후 '구원투수론'이 부각되면서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조기 등판론'이 제기되면서 이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지난 9일 남경필 경기지사와 만찬을 함께했는가 하면 측근인사인 권성동 의원을 만나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당 안팎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본격적인 정치적 재개를 위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내 잠룡군에 속한 남 지사와의 전격 회동은 두 사람이 대표적인 비박계 인사라는 점에서 정치적 연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와 남 지사와의 만남이 '의례적 위로 차원'이라는 주장이 나오나, 16년만에 입법권력이 3당 체제로 바뀌고, 원내 1당이 야당이 되는 등 달라진 입법지도속에서 '야당과의 연정'을 실천해온 남 지사와 총선이후 내년 대선정국을 염두에 둔 밑그림 그리기에 나섰다는 전망이다.
jh0704@ilyoseoul.co.kr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