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 시장이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됐다.
현지 ABS-CBN방송은 두테르테 시장(민주필리핀당)이 10일 오전(현지시각) 중간 개표가 90% 가까이 진행된 가운데 1473만 937표(38.6%)를 얻어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마누엘 로하스(58) 내무장관이 23.12%로 2위,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이 21.76%로 3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시장은 이날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자 “겸손하게 유권자들의 뜻을 받아들인다”며 “깨어 있을 때나 잠자고 있을 때나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시장은 공식 선거운동 중 거침없는 말을 내뱉어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린다. 그는 대선 운동 기간 동안 “범죄자 10만 명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도록 마닐라만에 버리겠다”, “아들이 마약을 하면 죽여버리겠다” 등 과격한 발언을 서슴지 않아 화제가 됐다.
그는 범죄를 소탕하며 낙후 지역이었던 다바오시를 안전한 상업도시로 바꿔놓았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성폭행범을 직접 총살하거나 범죄자 1700명을 재판도 없이 즉결 처형했다고 말했다가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두테르테 시장이 당선된 가운데 강력한 범죄 소탕과 부패 척결 공약을 내세워 안전하고 깨끗한 국가를 만들 거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저급한 언사로 악명이 높아 공포 정치가 부활하리라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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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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