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장애인동계올림픽을 1년 9개월여를 앞두고 조직위원장 자리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물러나고 이희범 前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낙점되면서 새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조양호 전 조직위원장은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하며 2014년 7월 김진선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선출된 지 1년 10개월 만에 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에 대해 평창 조직위는 “조 위원장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등 긴급한 그룹 내 현안을 수습차 그룹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하며 갑작스러운 사의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조 위원장의 사퇴에 가장 큰 배경은 한진해운 사태에 있다. 앞서 한진해운은 해운업황 악화가 지속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했으며 독자적인 자구 노력으로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탓에 채권단에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해 개시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조 회장은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대외활동을 자제한다는 맥락이다.
▲조양호 회장의 경질설 논란
강원도는 올림픽을 통해 강원도를 개발하는 데 목표를 두었지만 중앙정부는 무조건 개발은 옳지 않다는 판단을 해왔고 중앙정부와 강원도의 갈등의 골을 깊어졌다. 이에 조 회장은 조정에 나섰지만 실패하며 올림픽 재정난이 심각한 수준에 들었다는 의견이 새어 나오고 있다.
또 조직위원회가 올림픽 스폰서 유치를 목표로 한 금액이 8500억 원 정도지만 지난해 한 11월 말까지 12개 업체에서 한 4800억 원 정도를 계약한 데 그치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일사천리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해 조 회장을 경질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조 위원장은 2009부터 2011년까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한국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일조하며 조직위원장까지 맡았고 큰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누구보다 동계올림픽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조 회장의 사퇴로 인해 조직위에 파견된 한진그룹 주요 임직원 20여 명의 그룹 복귀와 이들이 추진해 온 마스코트 선정 작업 등 대회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로 선임된 이희범 위원장 득과 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4일 이희범 LG 고문이자 전 산업부 장관을 새 조직위원장 후보로 낙점했다.
올림픽조직위원장은 주로 고위 관료나 재계 총수가 맡아온 바 있어 이 위원장이 산업부 장관을 지냈고 LG그룹에서 부회장과 2개 경제단체장 등을 거친 정재계 양쪽에서 경력을 소유하고 있는 점을 높게 사 새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에 후원사 모집 등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마케팅에서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양호 전 위원장의 스폰서 확보 실패에 반해 이 위원장은 공직생활 동안 유럽연합 한국대표부 상무관을 맡는 등 해외 네트워크도 풍부한 점으로 인해 스폰서 확보 등 평창올림픽 위기 수습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스포츠 쪽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과 내정자라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한 스포츠평론가는 “이 위원장의 유일한 인연은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위원회에서 활동하신 경력이 있지만 체육계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체육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일단 조직위원회 조직 장악력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IOC와의 관계 설정이나 소통 문제 또 체육계 올림픽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살펴봐야 되는 면까지 본다고 하면 체육계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도 상당히 있지 않을까라고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면 이 위원장은 지난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에티오피아 산업부장관 초청 간담회’가 끝난 뒤 “스포츠를 전문으로 해왔던 사람이 아니라서 주변의 우려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히며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 위원장은 집행위원회 추대를 거쳐 의원총회에서 공식 선임 절차를 밟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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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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