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8 리우올림픽, 정상개최 가능할까…불안한 정국과 모기전쟁 최대 변수
D-88 리우올림픽, 정상개최 가능할까…불안한 정국과 모기전쟁 최대 변수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6-05-09 09:31
  • 승인 2016.05.09 09:31
  • 호수 1149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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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100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미디어데이 <뉴시스>

국가원수 공석 사태, 치안불안 극심…관광객 발길 돌리는 최악 시나리오
지카 바이러스, 신종플루에 빨간불…단복까지 바꾸는 등 전전긍긍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남미에서 처음 개최되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개막까지 90일을 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여전히 어수선한 정국과 함께 지카바이러스 출몰 등으로 성공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더욱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되면서 국민들도 반으로 쪼개지는가 하면 여전히 미비한 시설과 치안도 올림픽 개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한국선수단은 유니폼을 수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리우 현지의 장애물을 극복하고 10위권을 넘어설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남미 최초 하계올림픽으로 기록될 리우올림픽이 오는 8월 5일 개막을 앞둔 가운데 각국 선수단이 메달 사냥을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선수단도 속속 출전 선수들을 확정하면서 ‘금메달 10개 이상,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7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제31회 리우하계올림픽 D-100일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김정행 공동회장은 “이제 100일 후면 선수들이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이 소중한 결실로 돌아올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선수단이 세계 10위권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영중 공동회장도 “선수단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13개, 은 8개, 동 7개로 5위에 오른 바 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메달 10개 이상을 수확해 4개 대회 연속 종합 10위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27개 종목에 선수 230명, 임원 110여 명 등이 파견될 예정이다.

예상 성적 8위…공공의 적 모기떼

이 같은 대한체육회의 목표는 청신호를 켜고 있다. 유럽에 연고를 둔 스포츠 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인 ‘인포스트라다’는 지난 3일 한국에 대해 금 12개, 은 5개, 동 10개를 획득해 8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포스트라다는 최근 세계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각국의 리우 올림픽 메달 수를 추산하고 있다. 이번 발표 자료를 지난 1월 발표치와 비교하면 금메달 개수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종목별 금메달 수상자 예측에서는 차이가 있다.

이들은 한국이 양궁에서 남녀 개인과 단체 등 금메달 4개를, 사격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도 남자 66kg급 안바울을 비롯해 안창림(73kg급), 곽동한(90kg급)이 금메달 3개를, 배드민턴 남자복식 이용대-유연성, 태권도 남자 이대훈도 금메달 획득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지난 1월 여자 골프 금메달감으로 예상된 박인비는 은메달로 내려앉았다.

이처럼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브라질 현지의 정치 사회적 문제점들과 환경이 위험요소로 부각되며 선수단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관계자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우선 선수단의 가장 큰 고민은 브라질 일대를 강타한 지카바이러스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 모기를 통해 감염되며 수혈과 성관계로도 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또 아직 백신과 정확한 정보조차 마련되지 않아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달 24일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보고된 소두증 의심사례는 7015건”이라며 “이중 소두증 확진 판정은 1113명, 소두증 확진 신생아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와 연관성이 있는 사례는 170건이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 대한민국선수단 선수복 <뉴시스>

이 때문에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은 일단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선수단 단복부터 방충처리가 된 긴팔·긴바지로 바꿨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선수단이 착용할 단복은 약품처리가 된 특수 섬유소재로 만들어져 80% 가량의 방충효과를 확보했다.

또 시상복과 선수들이 평소 입고 다니는 일상복도 특수 긴팔·긴바지로 제작한다. 단 경기복은 종목별로 규정이 다르고 기능성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반소매·반바지 등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선수단 전원에게 모기 기피제를 배급하고 지카 바이러스 감염사례가 나올 경우의 대비책도 준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브라질 일대에서 신종플루도 유행하고 있어 선수단은 황열병, 장티푸스, A형 간염, 말라리아, 신종플루 등 예방접종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별히 이번 선수단에 이례적으로 보건의료진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불안 정국…미비한 시설 도마 위

극도로 예민해진 브라질 국민들의 시위와 불안한 치안, 대통령 퇴출위기까지 거론되면서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냐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정치 사회적 불안감이 선수단을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브라질 상원은 지난달 26일(한국시간) 브라질 최초의 여성 통치자인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는 열흘간 논의를 거친 뒤 오는 5월 초 탄핵 절차를 이어갈지에 대해 표결에 들어간다. 이와 별도로 이번 달에 진행되는 상원의원들의 대통력 탄핵 표결에서 81명 중 41명 이상이 찬성하면 대통령의 직무는 180일간 정지된다.

이럴 경우 국가 원수가 하계올림픽 계획 선언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여 경제난으로 신음하는 브라질 정국이 혼돈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브라질 국민들은 2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리우올림픽까지 나라 곳간이 빈 상황에서 적지 않은 돈이 투입되는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탄핵 정국이 가속화될 경우 가뜩이나 불안하기로 소문난 브라질 치안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관광객이 발길을 돌릴 경우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우울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현지의 불안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제난에서 비롯된 미비한 시설확충도 문제가 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필요한 경기장 수도 부족하고 시설도 완전치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 리우올림픽 아레나에서 연습경기를 진행 중인 국제체조연맹은 정전으로 애를 먹었다. 점수를 산정하는 시스템까지 먹통이 됐다.

또 올림픽 수영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홀리오 마글리오네 국제수영연맹 회장은 지난달 20일 “최근 3개 대회 올림픽 수영장 관중수용 능력이 1만7000명 이상이었던과 달리 이번 리우올림픽에 쓰일 메인 수영장은 설계 변경으로 1만3000명 정도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욱이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과 다이빙, 수구 등 3개 종목이 보조 수영장인 마리아 렌크 아쿠아틱 센터에서 함께 열리는 경우는 처음이다. 그 수영장은 지붕도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종목마다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브라질 정부는 예산부족으로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험난한 선수단…박태환 논란 변수

이런 상황에서 선수단 확정을 놓고 대한체육회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선수단 파견까지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박태환 선수 출전여부가 국내체육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박태환 선수는 얼마 전 치러진 동아수영대회에서 세계랭킹 4위에 해당을 하는 기록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4관왕을 차지하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입증했다.

▲ 박태환 선수 기자회견 <뉴시스>

그러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 2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많은 국민 여러분이 제가 수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국가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한 뒤 단상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물론 이번 기자회견은 박태환에게 올림픽 출전 기회를 주자고 촉구하기 위해 유정복 인천시장이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이 이목을 끌고 있다.

유 시장은 이날 “박태환 선수는 이미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처벌을 받았으며 국내의 이와 유사한 이중처벌 사례에서 규정을 변경해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던 선례도 있다”고 기회를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또 일각에서는 박태환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경유해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체육회는 “도핑에 따른 징계와 국가대표 선발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박태환에게 출전기회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리우올림픽 출전 명단 최종 마감일인 오는 7월 18일까지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개정하는 절차를 밟기에도 시일이 촉박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오는 11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논의 안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다만 정·재계가 박태환 구하기에 나서고 있어 선수단이 확정되기까지는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적극적인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양학선 선수 <뉴시스>
이 외에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던 ‘도마의 신’ 양학선이 지난달 훈련 중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사실상 출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양학선은 2017년부터 경기 규칙이 바뀌어 본인의 기술을 온전히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리우올림픽이 양1, 양2 기술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판단하고 복귀를 위해 재활에 최선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한체조협회는 7월 올림픽 엔트리 마감을 앞두고 양학선의 몸 상태를 확인한 후 특별 추천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혀 가능성을 남겨놨다. 여기에 한국선수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여자골프에서 과연 누가 출전할지도 이번 올림픽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된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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