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없이’ 다음날 “출근하지 마” 일방통보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보좌진들의 운명도 엇갈리고 있다. 낙선·낙천한 보좌진들의 경우 고액의 연봉을 받다가 하루아침에 백수로 전락해 자리를 구하느라 혈안이 됐다. 반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를 당선시켰으면서도 백수로 전락한 보좌진들이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서울 여권 텃밭으로 알려진 여당 소속 P의원실에 A 비서관의 경우 박빙의 선거 끝에 경쟁후보를 이기고 승리했다. 하지만 승리한 다음날인 4월14일 P의원 보좌관이 불러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라”는 통보를 받았다.
황당한 A 비서관은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국회보좌진의 비애감을 아직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다른 의원실에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왜 당선 시켜놓고도 방에서 나갔느냐는 질문에 마땅한 답이 없어 더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야당 출신 충청도 P의원과 함께 근무한 B보좌관은 더 황당하다. 총선에서 승리해 20대 개원을 기다리고 있던 B보좌관. 총선이 끝나고나서 남은 선거사무까지 다 마무리하고 5월에 회관에 출근하자마자 P의원이 불러 “일을 같이 못하겠다”고 해 황당해 하고 있다.
특히 재선에 성공한 P의원의 경우 고위당직을 맡은 데다 운동권 출신으로 평소 존경을 받던 인사였다는 점에서 주변에서는 더 놀랍다는 반응이다. 동지적 관계를 중시하던 성품과는 달리 보좌진의 경우에는 ‘소모품’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당 K당선인는 초선으로 지역 출신 전직 보좌진을 선거에 기용해 최대 득표로 당선됐다. 하지만 압승에도 불구하고 당선자는 “지역 출신은 하나도 안쓴다”고 선언해 다수의 지역 출신 인사들이 ‘낙동강 오리알’신세로 전락했다. 더 황당한 사건은 그 이후 벌어졌다. 지역 출신 인사들을 안 쓰겠다고 선언한 K 당선자가 1호 국회 보좌진이 자신의 친누나 딸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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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