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호’ 어디로 갈까
‘박근혜호’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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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4-28 09:00
  • 승인 2004.04.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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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제1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7대 총선의 선전에 힘입어 당초 목표였던 개헌저지선을 확보,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패해 사실상 영남당으로 전락하는 모양새가 됐다. 때문에 선거사령탑인 박근혜 대표는 일단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영남당 전락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당의 영남 기반이 탄탄해 외풍에 견딜 수 있지만 소수파라는 점과 지역정당을 넘어서야하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물론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 대표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박정희’의 후광 속에서 고도의 정치기술을 보였을 뿐, 정치력과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대표로서는 향후 당운영이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당의 노선을 두고, 총선 전 당의 개혁을 요구하는 소장파들의 또 다른 ‘봉기’가 예상되고 있다.박근혜 대표는 개혁을 통한 당의 쇄신보다는 당권파와의 조율을 통한 안정적인 권력교체를 의중에 두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결국 총선 전 한나라당 물갈이 대소동 파문의 핵심인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이 박 대표에 맞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영남당 색채가 강할수록, 수적 열세에다 이념적 성향도 다른 수도권 의원들은 정계 개편이 가시화될 경우 진로를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 의원들의 우리당 합류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반면 이들이 박근혜 대표와 함께 17대에서 당내 개혁과 혁신을 위한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지난 임시전당대회에서도 박대표를 소리없이 후원하고 지지함으로써 연대 가능성과 개혁의 축으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당권파 대부분이 낙선한 사실도 이들의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이밖에 정병국, 권영세, 전재희 의원 등 소장파 패밀리 그룹 대부분이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함에 따라 당내 중추적인 핵심세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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