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아직도 파티중인가
국민의당, 아직도 파티중인가
  • 장성훈 기자
  • 입력 2016-05-04 13:56
  • 승인 2016.05.04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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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치사 새옹지마’를 벌써 잊었나

[일요서울 | 장성훈 기자] 옛날 중국 변방에 한 노인이 살았는데, 집에서 기르던 말이 어느 날 갑자기 그 노인 곁을 떠나버렸다. 지금으로 치면 유일한 이동수단인 자동차가 없어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있을 노인을 위로했다. 참 안됐다고. 그러나 노인은 태연자약했다. 오히려 이것이 앞으로 복이 될지 어떻게 알겠느냐며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집을 떠났던 말은 아주 멋진 암놈과 함께 보무도 당당히 노인 앞에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이 이 번에는 노인을 부러워했다. 그러자 노인은 이것이 화가 될지 어떻게 알겠느냐며 일희하지 않았다. 얼마 후 새로 들어온 말을 타던 아들이 그만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이 노인을 위로했음은 당연했다. 그러나 노인은 이것이 복이 될지 어찌 알겠느냐며 또다시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얼마 후 나라에 전쟁이 터졌다. 마을의 젊은 장정들이 모두 징병됐다. 다리를 다친 노인의 아들만 빼고 말이다.  

그 유명한 인생사(人生事) 새옹지마(塞翁之馬)’ 이야기다. 좋은 일이라 해서 너무 기뻐하지 말며, 나쁜 일이라 해서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 뜻이다. 인생사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식 대박이 될 줄 알고 기뻐했는데 다음 날 쪽박을 차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모의고사에서는 항상 1등급을 받아 명문대 진학을 걱정하지 않고 방심하다가 정작 중요한 수능시험을 그르쳐 낭패를 보기도 한다. 비록 명문대 진학에 실패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약이 되어 명문대 출신보다 더 잘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디 인생사만 그렇겠는가. 정치 역시 새옹지마다. 잘 되다가도 안 되기도 한다. 또 잘 안 되다가도 잘 된다. 굳이 열거할 필요도 없다. 한동안 잘 나가던 당이 교만에 빠져 대사를 망치는가 하면, 공천에서 탈락했는데도 어부지리로 당선되기도 하는 등, 우리는 숱한 일희일비의 사례들을 보아왔다.
 
국민의당이 요즘 상종가를 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얻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총선 이후 당지지율도 계속 오르고 있고, 대선 후보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표정관리하기가 힘들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당 의원들의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것도 당연지사. 문제는 힘이 들어가도 너무 들어가 오바하고 있다는 데 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해프닝을 보면 국민의당 의원들이 정치사 새옹지마의 교훈을 벌써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한 의원은 자신의 지지율 상승에 고무되어 사사건건 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고, 또 한 의원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하여 국회의장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으로, 마치 국회 점령군과 같은 언행을 일삼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통계를 갖고 나와 국민의당이 독자적으로 집권이 가능하다고 큰소리를 친 한 의원의 대담성이다. 그가 내놓은 근거라는 것이 너무도 정치공학적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비록 개인적인 토론회였다고는 하지만, 그의 오바는 국민들로부터 경솔했다는 핀잔을 받기에 충분하다.
 
대선은 아직 1년 반이나 남았다. 무엇이 그렇게 급한가. 조심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그랬듯이 국민의당도 한 순간에 훅 날아갈 수 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여론이다. 당 지지율이 8%까지 곤두박질했던 때를 벌써 잊었는가. 술에 너무 취하면 자신이 무얼 하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다. 파티는 이제 그만 하는 게 좋다.
 

장성훈 기자 seantlc@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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