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MBC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대한민구 대표 시크남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김재욱이 영화 ‘두 번의 연애’를 통해 스스로 ‘멋진 오빠’ 편견을 깨트렸다. 군 제대 이후 드라마 보다 영화를 통해 대중들과 만나고 있는 그는 연기 잘하는 김재욱이 아닌 김재욱이 잘하는 연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은 그의 열정을 만나봤다.

그는 “영화가 1년 반 전에 촬영을 마쳐서 제대로 잘 개봉할 수 있을까 우려했는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작은 규모의 영화가 개봉된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며 홀가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번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조성규 감독이 김재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을 정도로 그에게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김재욱 역시 연기하는데 재미있었다고 회상할 정도다. “일본어를 연기하는 캐릭터를 많이 해봐서 겹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시나리오 자체가 재미있게 읽혀서 꼭 하고 싶었다”며 “대사의 흐름이 잘 정리가 돼서 연기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촬영 전 조 감독과 여러 장면에 대해 대화를 나눈 만큼 감독의 의도를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공을 들였다. 김재욱은 “감독님이 생각하는 인성과 제가 생각하는 인성이 잘 버무려져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김재욱이 연기한 인성은 주변에서 볼법한 일명 작업남들의 특징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양다리도 많은 종류가 있는 것 같은데 미나(박규리 분)가 나타남으로 흔들리는 것은 윤주(채정안 분)와의 관계를 포기하면서 만나거나 시도하는 건 아니거든요. 이별 과정도 그렇고 깔끔하게 정리됐다가 1년 만의 연락이 와서 취재 동행을 제안하는 상황을 생각했을 때 그저 액션을 취하냐 안 취하냐의 생각만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사람이면 누구나 그런 식으로 접근을 하면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다”고 설명을 늘어놨다.

하지만 김재욱의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인 건 상대방의 대사였다. 그는 “인성의 대사보다 오히려 윤주의 대사가 인상 깊었다. ‘믿을 게 없어서 남자를 믿냐’ 이 대사가 참 슬프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수컷이니까 어쩔 수 없는 지점이고 공감할 수 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처럼 리얼 찌질남으로 변신하기 까지는 김재욱의 고충도 많았다. 그는 “주인공 인성의 모습은 저에게도 많이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표현할 캐릭터를 못 만났었다”며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덕분에 이번 작품은 그에게 단비와도 같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이런 작품을 좋아하고, 하고 싶었다. 꺼린 것은 아니었는데 그간 비현실적인 캐릭터들만 하게 됐다.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위안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그간 한 가지 이미지를 가지고 소모되는 삶을 살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제는 좋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김재욱은 “31살에 전역하면서 고민하다가 조금 더 배우로서 위치가 올라가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선택하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30대 접어들면서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하자는 쪽이고 금방 배우 일을 관둘 것도 아니니 영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군대는 쫓기들 살아온 삶의 탈출구였다.
김재욱은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었고 내가 스스로 작품을 잘 선택해서 하기보다는 등 떠밀려서, 상황에 끌려 다니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했다”면서 “그런 찰나에 환기가 됐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요즘 그는 틈틈이 나는 시간동안 여행으로 스스로를 충전하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다니고 있다. 잠깐 잠깐 국내건 해외건 여행을 다닌다. 여행이 제일 좋은 환기 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행에 대한 남다른 애착 덕분에 예능 프로그램에 큰 관심이 없는 김재욱이지만 여행 예능에는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관계자분들이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눈치를 내비쳐 웃음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인간 김재욱 보다는 배우로서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약간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일 수 있는데 뭔가 배우로서 그 사람의 연기가 궁금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며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배우로 각인되고 싶은 희망을 시사했다.
요즘 수입이 신통치 않다는 푸념과 함께 앞으로 올해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영화 ‘덕혜옹주’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더 친근감 있는 배우 김재욱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로 인터뷰를 마쳤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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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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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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