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호창성 더벤처스대표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기소
檢, 호창성 더벤처스대표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기소
  • 송승환 기자
  • 입력 2016-04-25 10:55
  • 승인 2016.04.25 10:55
  • 호수 1147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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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받아주겠다신생기업 29억 지분 챙긴 벤처신화

더벤처스 팁스 제도에 대해 검찰이 오해하고 있어

[일요서울 | 송승환기자]검찰이 정부 보조금을 받아주겠다며 수십억 원 상당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분을 가로챈 혐의로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5(부장검사 양인철)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더벤처스 대표 호창성(41)씨를 구속 기소하고, 투자 담당 이사 김현진(3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호 씨 등은 2014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팁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보조금을 받아주겠다며, 5개 스타트업으로부터 29억 원 상당의 회사 지분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투자한 만큼의 지분만 챙겨야 하지만, 팁스로부터 받을 보조금을 자신의 투자금액에 포함시켜 지분을 과다하게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이를 숨기고 허위 투자계약서를 중소기업청에 제출해 팁스 지원금 총 227183만 원을 받아냈다. 이 지원금은 스타트업에 돌아갔다. 팁스는 벤처투자사가 스타트업을 추천하고 1억 원을 투자하면 중소기업청에서 연구개발 자금 등 최대 9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운영사 추천업체 중 약 83%가 팁스 지원업체로 선정된다.
 
검찰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팁스 지원업체 선별 등을 위임받은 운영사가 그 권한을 이용해 초기 벤처기업들에 온전하게 지원돼야 하는 팁스 지원금을 초과 지분 형태로 가로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팁스 지원금은 운영사가 지분 취득 및 협상의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그러나 호 씨 등은 일부 스타트업 대표가 팁스 지원금을 투자금에 포함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이를 묵살하고 지분을 불법적으로 챙겼다고 설명했다.
 
팁스는 3만개의 벤처기업 중 불과 158개 업체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창업 지원의 최고봉이어서, 지원받고 싶은 스타트업은 운영사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
 
벤처 1세대로 꼽히는 호 씨는 201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터테인먼트 동영상 공유사이트 비키닷컴을 설립한 뒤 2013년 이를 2억 달러에 일본 대형 온라인 쇼핑업체 라쿠텐에 매각해 국내 벤처투자계의 신화로 불린다.
 
더벤처스는 검찰의 구속기소와 관련, 팁스가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단순 투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엔젤투자사가 지속적인 지원을 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40%의 지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검찰의 오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 국가재정·조세범죄 중점수사팀은 지난해 7월부터 국가재정·보조금 비리를 중점적으로 수사했다. 현재까지 총 167명의 비리 사범을 적발해 19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506000만 원 상당을 국고로 환수조치했다고 전했다.
 

송승환 기자 songw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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