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이들이 목발을 집고 촬영을 감행해 주변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나온 윤제균 감독을 비롯한 배우와 스태프들은 이틀 정도 휴식을 가진 뒤 촬영에 돌입했다. 가족들은 물론 제작사와 투자사 측에서도 좀 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이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윤제균 감독은 보란 듯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당일 촬영준비를 지시했다. 병원에서는 휴식이 불가능하다면 사고의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휠체어라도 사용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은 끝까지 “멀쩡한 데 휠체어는 무슨 휠체어냐”며 목발을 짚고 이동해 주변인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이러한 모습에, 함께 사고를 당해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피멍이 든 여배우 신이와 머리를 십 여 바늘이나 꿰맨 일부 스태프들도 서로를 격려하며 촬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편, 좀 더 안정을 취한 후 나오라며 휴식을 강요당했던 최성국 역시 목발을 짚은 채 현장에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최성국은 촬영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하루 8대의 근육 주사를 맞으며 고통을 참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제균 감독은 현장에 온 최성국에게 호통을 쳐 병원으로 돌아가게 하려 했지만 평소에도 제2의 감독이라 할만큼 현장에서 온갖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던 최성국은, “내가 없는 데서 어떻게 촬영이 가능하냐~”며 능청을 떨었다고 한다.목발을 짚은 채 모니터 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윤제균 감독과 최성국을 본 현장 스태프들은 ‘목발 브라더스’라는 별명을 붙였고, 두 사람의 목발 투혼으로 인해 침체돼 있던 현장 분위기는 다시 고조됐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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