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방송인 윤정수가 재기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2013년 그는 사업투자 실패와 보증 문제로 10억 원 이상의 빚을 지면서 파산으로 몰렸다. 하지만 파산 연예인으로 침체기를 맞았던 윤정수는 올해 가상결혼 생활을 하는 TV프로그램에서 파트너 김숙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해당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방송과 CF에 출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다. 아울러 윤정수는 지난 2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이 실시하는 사업실패 기업인 재도전 지원 제도의 홍보대사가 돼 명실상부 실패를 극복한 대표 방송인으로 올라섰다.

가상결혼 열풍 타고 제 2의 전성기 구가
2013년 12월 잘 나가던 연예인 윤정수의 개인파산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8단독은 윤정수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윤정수는 사업 투자 실패와 보증 문제로 빚을 떠안고 파산을 신청한 것이었다.
알려진 바로는 윤정수가 한 회사에 무리하게 투자했다 실패해 경매로 23억 원 규모의 자택이 넘어갔고, 그가 사인했던 보증빚이 겹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내몰린 상황이었다.
이후 방송가에서 윤정수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파산 신청 전까지만 해도 그는 MBC 라디오 윤정수, 이유진의 2시 만세 DJ 등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채무 문제가 불거진 상태에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재기의 대명사로 올라서는 데 도움을 준 것은 JTBC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윤정수는 동료 방송인 김숙을 가상부부로 만나 상상 이상의 파급효과를 만들어냈다.
둘은 방송을 통해 대놓고 쇼윈도부부임을 밝히며 투닥거렸고 이러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재미를 느꼈다. 윤정수와 김숙은 ‘시청률 7%가 넘으면 실제 결혼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윤정수·김숙 결혼 시키기 운동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렇게 대중의 선택을 받으며 부활에 성공한 윤정수는 현재 다양한 방송과 CF에 출연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윤정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증권가 CF까지 찍었다. 파산의 대명사였던 제가 증권사 CF를 찍는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라고 소감을 남긴 바도 있다.
또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지만 묵묵히 이를 갚아나가는 모습을 보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는 실패한 사업인 지원사업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명실상부한 재기와 희망의 대명사가 됐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 6개 금융기관(우리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서울보증보험,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은 지난 19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창업생태계 육성차원의 재도전 인식개선 사업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사업에 실패한 재도전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해소, 재기지원 정책 인지도 향상을 위한 대국민 사회적 인식개선 사업이다. 실패기업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 실패에 대한 관용과 배려, 재도전 분위기 확산을 위한다는 것이다.
올해 추진될 사업은 TV 방송제작·방영 등을 통해서 연중·상시 캠페인을 추진하고, 국민공모를 통해 혁신적 실패 및 재도전 성공사례를 발굴하여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보급함으로써 창업성공율을 높이는 것이 중점이다.
또한 재도전의 날 행사, 국제 실패컨퍼런스,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여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및 재도전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갈 예정이다. 재도전 정책 토크콘서트, 재도전 기업 홍보관 운영, 유공자포상 등 진행도 이어진다.
실패 컨퍼런스는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컨퍼런스(FailCon)로 자신의 실패사례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행사로 현재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일본 등 전세계 6개 대륙과 15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재도전 인식개선 사업 협약은 연대보증, 신용불량의 주홍글씨로 실패기업인들에게 가장 보수적이었던 민간 금융기관들이 재기기업인을 돕는 데 발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그러한 업무 협약의 홍보대사로 윤정수가 오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정수는 “나도 사업실패와 연대보증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기에 실패와 재도전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실패기업인들이 굴하지 않고 재도전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재도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윤정수는 재도전 인식개선을 위하여 홍보영상, 광고, 행사참가 등 다채로운 홍보활동을 할 예정이다.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방송에서도 스스럼없이 파산 이야기를 한다는 그가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지 기대되고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