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야 협력과 50대 기수론
[기고] 여야 협력과 50대 기수론
  • 일요서울
  • 입력 2016-04-25 09:28
  • 승인 2016.04.25 09:28
  • 호수 114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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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민의 협력과 타협 통해 국정운영 메
- 20대국회 50대 대권·당권 주자 ‘봇물’ 시험대 올라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국가 운영을 강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강하다. 그동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의 국회는 여대야소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대통령이 속해 있는 새누리당이 자당 색깔의 무소속 의원들을 끌어모아도 과반이 안 될뿐더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공조를 해도 과반을 넘지 못한다. 황금비율이다.

즉 4.13총선 민의는 ‘여야가 협력과 타협을 통해 국정을 운영하라’는 메시지로 읽을  수 있다. 따라서 6월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가 어떤 방식으로 일할 것인지에 대해 여야 모두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첫 단추는 5월 내에 치러야 할 각 당의 원내대표 선출 결과가 나와봐야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예측될 것이다.

일각에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연대 또는 연합을 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국민의당의 진짜 경쟁 상대는 더불어민주당이란 시각 때문에 이런 추측이 나오는 것 같다. 더구나 새누리당 내 유력대선 주자인 오세훈, 이인제, 김문수 등이 치명상을 입은 상황이라 전혀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에서 ‘대권주자 인물 꿔오기’같은 전향적인 아이디어가 여기에 가세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국민의당 주력 지지층인 호남 민심이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20여개월이나 남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국 주도력을 상실했다. 때문에 기존의 고위당정협의나 부처별 당정협의의 틀이 여·야·정 정책협의나 야·정 정책회의 등 야당을 파트너로 포함하는 형태로 변모될 수밖에 없으며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발빠르게 나서서 변화된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내의 어수선함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경제부총리의 노력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변화된 정국지형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처럼 청와대 영수회담 또는 정책설명회 등을 통해 야당의원들과의 스킨십과 소통의 빈도를 늘리고 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특히 19대 국회에서는 누리과정 지원에 대해 대통령과 교육감들이 예산을 줬네 안 줬네 입씨름을 벌인 바 있고 야당의원들의 필리버스터를 촉발시킨 테러방지법 시행령 개정 등을 비롯해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국정교과서 폐지안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리고 의석수가 많은 야권은 이러한 법안들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들 역시 여야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4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난망해 보인다. 이는 법안들의 자동 폐기를 의미한다.19대 국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정책이나 입법 활동이 국민들의 생활 속에 매우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으며 이는 역으로 민생 현장의 어려움들이 정책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가 인기 상임위로 등극한 이유 역시 지역민과 주부들의 표심을 확실히 챙길 수 있는 생활 정책을 가장 많이 다루는 상임위이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괜한 소리는 아닐 것이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그러나, 19대 국회는 정책과 입법안들이 정쟁과 갈등 분열의 소재로만 사용되고 정치를 기반으로 한 조정과 협력의 문화를 보여주지 못한 채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3당 체제에서의 여소야대’ 구도를 정치권 내부의 경쟁을 촉발시키는 국민에게 가장 유리한 구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찌되었든 20대 국회의 선량(選良)들은 이 지점에 착안하여 현장의 소리를 입법화하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개척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벌써 이를 간파하고 ‘이슈 파이팅’을 한 정치인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이다. 김종인 대표는 우리나라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이루기위해 정부가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면 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해 협력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실업대책 등 야권의 지지층인 노동계의 반발을 감수하면서 정부정책에 협조할 뜻을 비친 것이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법, 청년일자리 고용할당제 추진, 사회적경제기본법, 전세금 폭등 대책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을 경제사회법 패키지로 제시하면서 4월 국회를 경제국회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함께 ‘3당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현재 김종인 대표가 언급한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는 기업구조조정법 처리와 관련해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이 거론되고 있어 곧 여소야대 국회가 어떤 모습으로 움직여 갈 것인지 시범케이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밥만 먹고 사진만 찍는 자리로 끝나선 안된다. 박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한 ‘일하는 국회’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19대 국회로 대미를 장식해야 한다. 총선 이후의 또 하나의 변화는 ‘50대 기수론’ 바람이다. 이는 대한민국호가 어디로 가야 하고 그것을 위해 ‘지금’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란 화두와 직결되어 있다.

특히 이번에 국회에 입성한 50대 인물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안철수, 유승민 등을 비롯해 송영길, 이인영, 우상호 등의 86세대, 원유철, 이정현, 나경원, 정진석, 박영선, 표창원, 전현희, 김현미. 김두관, 심상정, 노회찬 등 인물이 넘쳐난다. 지방자치단체를 맡고 있지만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안희정, 원희룡, 남경필 등도 50대다. 50대는 ‘지천명(知天命)’이라고도 한다.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일하기 좋은 나이인 50대들이 산적한 여야 현안을 풀어보라며 등을 떠밀고 있다. 이에 대해 50대 선량들은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가.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20대 국회를 관전하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이은영 여민리서치 대표>

일요서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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