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지난해 8월 25일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 합동 검문소에서 자신을 빼고 간식을 먹는다는 이유로 함께 근무하는 의경을 권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박 경위의 2심 첫 공판 직후 피해자 가족 측은 ‘갑갑하다’며 심정을 전해왔다.
구파발 총기 사고 피해자 가족은 20일 [일요서울]과의 인터뷰를 통해 1심 판결과 사고 직후 겪고 있는 여러 고충에 대해 전해왔다.
구파발 피해자 가족들은 1심 판결 결과에 언론과 방송을 통해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그 과정에서 끊이지 않는 고충과 변하지 않는 냉담한 여론에 “갑갑하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현재 심정에 대한 물음에 박 수경의 부친은 “항상 똑같다. 억울하다. 어떻게든 세원이를 위해 박 경위에게 살인죄를 물게 하고 싶다. 세원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 박 수경의 부친과 모친은 억울함을 알림과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해 탄원서와 기자회견 등 여러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경의 부친은 “학생들의 탄원서는 빼고 부모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탄원서를 제출해왔다”고 전했다.
탄원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권총을 격발한 것은) 장난이 아니고 실수로 인정할 수 없다. 2심에서 현명하게 판결을 내려주시길 바라며 개인으로의 문제로만 봐주지 말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2심 1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이 계속해 서류를 제출하고 있는데 이건 재판부가 다 읽어보고 있다”라고 전하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박 수경은 모친은 지난 1월에 있었던 1심 판결 이후 3개월 만에 박 경위를 마주해 재판장에서 많은 눈물을 훔쳤다.
이에 관해 박 수경 부친은 “(박 경위의) 건강이 더 좋아진 것 같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아서 어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박 수경은 군 복무 기간 중 휴가에 나와 할머니를 뵙기 위해 집에 항상 방문했으며 전화도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효심이 지극한 손주였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하지만 박 수경의 할머니는 박 수경의 죽음에 대해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게 가족들의 설명이다.
박 수경의 동생은 “(할머니에게) 오빠가 너무 똑똑해서 국가에서 돈을 대줘 미국으로 유학을 가 한 5년은 연락이 안 된다”라고 전했다며 “연락이 닿지 않자 할머니가 개인택시 불러서 검문소 가려고 한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낳았다.
박 수경 부친은 “도봉사에 가서 과자와 사이다 같은 거를 매일 사다 준다. 그게 하루의 일과다”라고 말했다. 박 수경의 유해는 현재 국립현충원에 안치됐으며 위패는 도봉산 도봉사에 안치됐다.
한편 경찰은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보고 박 경위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안전장치까지 풀고 총기를 격발한 사실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 형사 11부(부장 심우용)는 지난 1월 27일 총기 사고를 일으켜 의무경찰을 숨지게 한 경찰관 박 경위에게 중과실 치사로 징역 6년을 선고했고 양 측 모두 항소 해 2심 재판을 치르고 있어 2심 선거공판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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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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