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무늬만 ‘보드 카페’인 변종 도박장 운영 일당 검거
강남서 무늬만 ‘보드 카페’인 변종 도박장 운영 일당 검거
  • 변지영 기자
  • 입력 2016-04-20 11:54
  • 승인 2016.04.20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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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자 중 전문직 많아

[일요서울 | 변지영기자] ‘보드 카페간판을 달고 서울 강남 일대를 돌며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보드게임 카페를 가장해 도박장을 운영한 박모(29)씨와 신모(47)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강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과 강남역 인근 상가에서 보드 카페라고 속인 도박장을 운영해 판돈 12억원 규모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행각은 종업원 이모(25·구속)씨 때문에 발각됐다. 도박하던 A씨가 자금을 더 뽑아 달라며 이씨에게 건넨 카드에서 1200만 원을 찾아 도망쳤다. A씨는 경찰에 누가 카드를 훔쳐가 돈을 인출했다고 신고했다가 결국 도박 사실을 실토했다.
 
올해 2월 이씨를 구속한 경찰은 집중 추적으로 이달 12일에서 18일까지 총 3명을 검거했다.
 
검거된 박씨와 신씨 등은 도박장에서 서로를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도박장을 보드게임 카페로 위장하기로 계획한 후, 각종 보드게임도 비치하고 칩으로만 거래하게 해 현장 적발을 막으려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손님들은 현금화한 칩에 색깔별로 금액을 정해 포커를 즐겼다. 빨간색 칩은 1만원, 초록색 칩은 5000, 흰색 칩은 1000원 식이다. 판돈의 단위는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이었다.
 
테이블엔 현금 거래 금지, 현금기입 적발 시 퇴실조치라는 종이도 붙여 카페에서 도박성 카드놀이를 금지하고 있어 보이게 했다. 또 평범한 보드카페인 줄 알고 찾아온 일반인들에게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둘러댔다.
 
도박장은 신사동 일대의 세 곳과 강남역 인근에 한 곳이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려 4~5일에서 보름마다 장소를 옮겼다.
 
경찰은 운영자의 계좌를 압수수색해 이곳에서 도박한 이들이 100여 명 이상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또 도박한 이들 중 의사, 교수 등 전문직이 상당수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변종 도박장에서 상습 도박한 이들부터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jy-0211@ilyoseoul.co.kr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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