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벌써부터 4월 위기…예상을 뒤엎은 반전들
한화 벌써부터 4월 위기…예상을 뒤엎은 반전들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6-04-18 10:41
  • 승인 2016.04.18 10:41
  • 호수 1146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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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4월이 시작되며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시작돼 팀마다 전력 구사에 돌입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은 한 해 농사의 승패를 가늠하기에 이르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이에 구단들 역시 후반까지 이끌어 잘 전략과 선수진 운용을 놓고 아직 예열단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좀저럼 걸리지 않는 발동에 코치진과 프런트는 속이 타고 있다.

우승후보감 졸지에 최하위권 맴돌아…마운드 운용에 물음표
최하위 후보 kt의 반전 초반 돌풍…넥센 토종들로 빈자리 채워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승부수를 띄운 한화가 시즌 초반부터 부상과 선발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하며 벌써부터 좌초 위기에 놓였다.

한화는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2-17이라는 대패를 경험해야 했다. 이날 결과는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최다실점 경기로 기록했다.

그러는 사이 김 감독이 5회말을 마친 뒤 어지럼증을 호소해 경기를 끝까지 지휘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는 을지대병원에서 혈액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승부에 매달리는 김 감독의 부재는 큰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구단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김 감독은 SK 감독 시절이었던 2008년 6월 1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윤길현 빈볼 사건에 대해 반성하는 차원에서 자진 결장한 것을 제외하면 스스로 경기를 이끌지 않은 적이 없어 구단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이 같은 김 감독의 병원행은 최근 극심해진 스트레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운드에 공을 들였던 한화지만 최근 팀 성적은 최근 몇 년간의 부진을 연상시킬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한화는 개막 11경기에서 2승 9패 승률 0.182라는 독보적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일까 김 감독은 현재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최근 “감독님께서 옷도 갈아입지 않고 앉아서 주무시고 계셔 도저히 깨울 수가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불거진 혹사 논란…감독도 병원행

▲ 송창식 선수<뉴시스>
이런 가운데 14일 두산전은 여러 논란을 양산하며 팀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날 한화 선발 김용주는 6타자를 상대로 볼넷 4개 안타 1개를 허용하고 조기 강판 당했다. 병살타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1회초 2사 만루에서 송창식이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오재일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한화는 2회에도 3점을, 3회에는 치명적인 실책 2개가 나오면서 추가 5실점했다.

한순간에 무너진 송창식을 마운드에 계속 남기면서 논란의 불씨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송창식은 9일 마산 NC 다이노스 전에서 선발로 나와 짧은 이닝(3⅔이닝 6실점 4실책)을 소화했고 13일 두산전에 주간 계투로 등판한 바 있다.

이에 14일 경기 등판 자체는 괜찮았지만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송창식을 마운드에 두는 건 가혹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송창식은 이날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고군분투했지만 4⅓이닝 9피안타 12실점 10자책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이 때문에 올 시즌 11경기에서 9차례나 5회 이전에 선발을 마운드에서 내린 김 감독의 투수 운용을 두고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일명 ‘벌투’ 혹은 ‘혹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여기에 송창식을 마운드에 방치한 채 김 감독마저 더그아웃을 떠나면서 팬심도 돌아섰다.

이번 송창식 등판 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송창식이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 실점한 부분은 1회로 경기가 막 시작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타선의 폭발과 집중력에 따라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한 투수에게 가혹하리만큼 마운드를 지키게 한 점은 이날 경기를 지켜본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또 현재까지 상황만을 볼 때 한화가 최하위를 면치 못하는 것은 마운드 운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감독은 선발로 내세운 카드를 조기에 내림으로써 중간계투진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다. 문제는 마운드에서 승부가 일찌감치 갈리면서 한화 야수들의 집중력마저 흐트러졌다. 타석에서 끈질긴 면모도 보이지 않았고 지난 시즌 벌떼야구와 함께 끈질긴 근성을 발휘하던 한화의 모습을 아직까지 찾기 힘들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때문에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은 연일 성토의 글로 도배되고 있다. 김 감독의 마운드 운용을 비판하는 글에서부터 그간 마당쇠 역할을 해왔던 송창식을 위로하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한화 야구에 불만의 글들이 압도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투수진 고룬 균형…kt 돌풍 시작

반면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선전은 개막과 함께 이변으로 떠올랐다. 당초 최하위 후보로 거론돼던 kt와 넥센은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선 kt는 1군 2년차에 접어들며 쌓이는 경험 덕분에 힘이 붙었다.

▲ <뉴시스>
14일 현재 시즌 초반 12경기에서 7승5패로 SK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선 kt는 1위인 두산과는 불과 1경기 차에 불과할 정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개막 11연패를 기록하는 등 힘겹게 시즌을 출발했던 kt는 올해도 본격 레이스가 펼쳐지면 가용선수 층이 얇은 신생팀의 한계에 부닺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시범 경기 막바지 5연승의 기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가파르지는 않더라도 연패가 거의 없이 끈끈하게 버티고 있다.

또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컬러를 구축했으니 연승 바람을 타게 되면 당분간 선두권에서 경쟁을 펼질 수 있을 정도까지 올라왔다. kt의 돌풍은 든든한 마운드에서 시작된다. 시범경기때 팀 방어율 3.87로 삼성(3.74)에 이어 2위에 올랐는데 개막 이후 12경기에서도 팀 방어율 3.87을 유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선발진과 불펜진의 고른 균형이 kt 돌풍의 시작점을 지목하고 있다. 일단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진의 중심축 구실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슈가레이 마리몬과 요한 피노는 각각 2승씩을 챙겼다. 또 트레비스 밴와트는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방어율은 3.61로 선발 투수 중 가장 우수하다. 이들 세 외국인 투수들 모드 연착률하는 분위기가 여기에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등 젊은 선발진들이 꾸준한 기회를 보장 받으며 선발 수업을 쌓고 있다.

불펜진도 가용 자원이 넘쳐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프리미어12 대표로 뛰었던 조무근이 2군으로 내려갔지만 장시환, 김재윤, 고영표, 심재민, 홍성용 등 떠받치고 있어 개막이후 최대 이변으로 떠올랐다.

빈자리 메운 새 얼굴 분발에 화색

넥센은 지난 겨울 빠저나간 주축 선수들의 빈자리를 새 얼굴들이 메워줘 걱정을 한시름 놓았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를 비롯해 유한준, 앤디 벤헤켄,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 등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 시즌 최하위로 지목할 정도로 자원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 <뉴시스>
하지만 개막 후 주축선수들의 빈자리를 신재영, 박주현, 박정음 등이 채워가며 우려를 기대로 바꾸고 있다.

군제대 이후 복귀한 ‘중고신인’ 신재영은 2경기에서 2승을 수확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주 무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2경기 13⅔이닝을 던져 2승 평균자책점 2.63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사구 1개를 제외하고 볼넷이 한 개도 없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염경협 넥센 감독은 “재영이의 공격적인 피칭이 마음에 든다”며 그런 경기 운영이 수비하는 선수들이나 팀원들 사기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2년차 루키인 박주현도 2경기 선발 등판해 당찬 피칭으로 눈길을 끌었고 대주자와 외야 수비가 가능한 좌타자 박정음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반면 용병들의 신통치 않은 성적이 넥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라이언 피어벤드, 로버트 코엘로가 부진에 빠지면서 넥센도 주춤하고 있다. 특히 새 얼굴인 코엘로와 대니 돈은 코칭스테프들의 근심거리로 떠올랐다.

벤헤켄의 대체자로 생각했던 우완 코엘로는 예상보다 구속이 나오지 않았고 제구도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구도 140km 초반 대에 머물러 있다.   

새로운 4번 타자인 대니 돈도 12경기에서 타율 0.200 2홈런 7타점에 그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벤헤켄의 경우도 한국무대 진출 초기에는 130km대에 머물기도 해 외국인 용병들이 적응을 마치고 분발할 경우 이번 시즌 대 반전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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