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전범기업의 거액 CF 거절…물의 빚은 고소영·전지현과 비교 되네
송혜교, 전범기업의 거액 CF 거절…물의 빚은 고소영·전지현과 비교 되네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6-04-18 00:24
  • 승인 2016.04.18 00:24
  • 호수 1146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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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거품 부추기는 아파트·일본 대부업체 CF도 거절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 중인 배우 송혜교가 전범기업 '미쓰비시'의 광고 모델 제의를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송혜교는 이번 ‘미쓰비시’ 광고 거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광고 모델을 결정할 때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미스러운 점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수억 원의 수입이 날아가도 광고모델을 즉각 거절하는 데다가 그동안 남모르게 실천하던  선행이 속속 밝혀지면서 극찬 받고 있다.
 
 
송혜교 : 교수님! 미쓰비시가 전범 기업으로 아직 책임 있는 행동을 다 안 했지요?
서경덕 교수 : 맞습니다! 근데 왜 그러시죠?
송혜교 : 다름이 아니라 미쓰비시 자동차에서 중국 광고 모델 제안이 왔는데요, 당연히 안 해야겠지요?
서경덕 교수 : 당연히 그래야죠! 역시 멋진데요.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교수가 SNS에 송혜교와 얼마 전 통화한 내용을 올리면서 송혜교의 신념 있는 행동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송혜교는 서경덕 교수에게 미쓰비시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물은 후 광고 출연을 거절했다.
 
이처럼, 광고 하나의 문제일지라도 성실하게 고심해 결정함으로써 찬사 받는 스타가 있는 반면 경솔하게 행동해 이미지에 타격을 받는 스타들도 있다.
 
지난해 고소영은 일본계 브랜드의 대부업체 광고 촬영을 해 비난을 받았다. 유명 연예인이 대부업체 이용을 홍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 
 
고소영 측은 이와 관련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모델로 광고를 찍었을 뿐 대부업과는 관련이 없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모범이 돼야 할 공인이 물의를 빚을 수도 있는 대부업체 광고에 출연한 것에 대한 따가운 눈초리는 피할 수 없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한류열풍을 일으킨 배우 김수현과 전지현 또한 광고로 인해 뭇매를 맞았다. 지난 2014년 ‘장백산’이라는 생수 광고를 찍어서 구설수에 올랐는데, 중국은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부른다.
 
중국이 고구려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과 일맥상통한 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만큼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우리 시각에서 보면 중국의 동북공정은 엄연한 역사왜곡이기 때문에 두 배우의 광고출연이 역사 인식 부족이라며 많은 비난을 받았다.
 
광고는 실제로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돈도 중요하겠지만 인기를 누리는 유명인이라면 광고 하나를 선택할 때도 신중하고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선행들 주목 받아
 
그런 점에서 ‘개념’있는 배우로 지칭되고 있는 송혜교에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송혜교는 미쓰비시자동차에 앞서 일본 메이저 대부업체도 그에게 거액의 개런티를 제시하며 광고모델을 제안했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거 스타들의 아파트 광고 모델료가 너무 높은 데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바로 재계약을 거부하고 이후 아파트는 물론이고 건설 광고 자체를 찍지 않고 있다.
 
송혜교는 2007년 아파트 가격 거품을 막기 위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권유에 따라 출연 중이던 우방 유셸 아파트 CF의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바 있다.
 
당시 송혜교 소속사 측은 “송혜교 씨도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집값의 문제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편지 내용에 공감했다”며 “편지를 받은 뒤 아파트 광고 재계약 기간이 돌아왔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아파트 광고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2008년 12월, 성균관대 경제학 김태동 교수는 포털 다음 아고라 경제 토론방에 송혜교를 향한 감사의 편지를 게재했다. 
 
김태동 교수는 “선견지명이 뛰어난 송혜교 님”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아파트 광고 출연을 자제해달라는 경제실천시민연합의 편지를 받은 연예인 중 송혜교가 유일하게 CF 재계약을 안 했다”며 “늦었지만 감사 편지를 쓴다”고 전했다. 
 
이어 김태동 교수는 송혜교가 우방 우셸 아파트 광고의 재계약을 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며 “(송혜교가) 수억 원의 수입을 희생했지만, 그보다 수십 배 큰 명예를 얻었다"고 표현했다.
 
이미지가 자산인 연예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대중의 긍정적 평판이 뒤따르고 있는 송혜교는 현재 소리 소문 없이 각종 기부 활동을 통해 한류스타의 몫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여러 미담이 오가는 가운데 송혜교에게 늘 긍정적 평가만 뒤따랐던 건 아니다. 지난 2014년 불거진 탈세 혐의는 지금까지도 일부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당시 부실 신고가 세무대리인에 의해 이뤄졌고, 송혜교 자신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가산금을 납부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존재한다.
 
미쓰비시는 어떤 기업?
 
여러 논란에도 송혜교의 이번 미쓰비시 광고 거절 건만은 호평 일색이다. 일본과 아직 풀지 못한 역사적 매듭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제안을 과감히 거절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는 일본 3대 재벌 기업 집단 중 하나로 지난해 총매출 58조엔(한화 약 600조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돈을 긁어모으는 기업이다.
 
미쓰비시는 1870년 창업주 이와사키 야타로(岩崎彌太郞)가 선박 운송 중심의 회사를 설립한 이후 탄광사업, 보험업과 무역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그러던 중 일본 제국주의자들과 손잡고 악행을 일삼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는 일본 정부에 항공기와 전투기를 보급한 것.
 
가장 큰 악행은 식민지배를 받는 나라의 국민을 ‘강제징용’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미국과 영국에 대해서는 “강제 노역을 시킨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으나 한국에게는 그 어떤 사과나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강제 노역을 사과하고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면서 한국 피해자들에게는 마땅한 사과나 응당의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
 
미쓰비시는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서는 “법적인 상황이 다르다”는 말로 일관하며 사죄와 배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쓰비시에 대한 송혜교의 광고 거절은 그야말로 국민들의 응어리를 ‘통쾌하게’ 풀어줬다. 
 
일각에선 탈세로 씌워진 비호감 이미지를 무마하려는 전략적 행동이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운 좋게 ‘얻어걸린’ 행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진정성에 눈길이 간다. 
 
애국 프로젝트 
꾸준히 진행
 
그동안 송혜교는 한국홍보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한국을 알리고 역사를 바로잡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들은 전 세계 주요 미술관, 박물관 등에 우리 역사를 알리기 위해 한국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 교수의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 프로젝트’에 송혜교가 후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송혜교는 2012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 한국어 안내서를 후원한 것을 계기로, 같은해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중국 상하이, 중경, 항주 임시정부청사를 비롯해 7곳의 전시관에 한글앱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참여했다.  
 
2013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립기념관 점자 안내서’를 발간한 바 있다. 당시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은 송혜교가 시각장애인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 2014년엔 미국 필라델피아 ‘서재필 기념관’, 로스엔젤레스 남가주대학(USC) ‘도산 안창호 하우스’ 등에 한글 안내서를 제공했으며 네덜란드 헤이그의 ‘이준 열사 기념관’에 부조작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캐나다 박물관 ‘로열 온타리오 뮤지엄’, 독립운동의 거점지인 미국 ‘뉴욕한인교회’ 등에 한글 안내서를 비치한 바 있다.  
 
이들은 올해도 영국의 테이트 모던,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 등 유럽의 유명 관광지에 한국어 안내서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혜교가 미쓰비시 광고를 거절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송혜교 씨는 오랫동안 저와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 프로젝트’를 해왔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에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진 일명 ‘개념 배우’”라고 칭찬했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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