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의장 행복한 고민
방준혁 넷마블 의장 행복한 고민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6-04-04 09:57
  • 승인 2016.04.04 09:57
  • 호수 1144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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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vs코스닥 러브콜…누구 손 들까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방준혁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의장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넷마블 상장 준비에 돌입하면서 한국거래소의 코스피(유가증권)와 코스닥의 유치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모바일게임 1위 업체 넷마블은 국내 증시 입성 시 시가총액 10조 원 규모의 회사가 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2위 전자기업이자 시가총액 26위인 LG전자와 맞먹는 규모다. 더욱이 넷마블은 국내 상장뿐만 아니라 미국 나스닥 상장도 고려 중이다. 글로벌 브랜드 성장의 발판을 깔겠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 입성 시 시총 10조 원 규모 예상돼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주식부자 등극?

넷마블은 지난 2월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설명회를 갖고, 주식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오는 5월에서 9월 사이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방준혁 의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기업들과 규모의 경쟁, 속도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금력을 끌어모을 필요가 있다”며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및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넷마블의 증시 입성 시가총액은 10조 원에 이른다. 이는 LG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넷마블이 보여 온 빠른 성장 속도와 실적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볼 때 넷마블의 가치는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탄탄한 신작 라인업과 주요게임들의 매출 기여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최근 2년 새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모바일게임사들이 히트작 1~2종에 매출 대부분을 의지하는 것과 달리 넷마블은 전체 매출의 80%가 게임 10여종에 고르게 분산돼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불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상장 계획을 발표한 후 상장 대표 주관사 선정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넷마블 주관사 입찰에 나선 곳은 약 20곳에 이른다.
넷마블은 상장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4곳을 선정했다.

한국거래소의 두 시장본부인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장 유치 경쟁도 벌어졌다. 당초 증권업계는 넷마블의 시가총액 예상 규모 상 코스피 시장 상장을 예측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300억 원 이상 ▲최근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매출액이 기준치에 미달할 경우 ▲시가총액이 6000억 원 이상 ▲자기자본 2000억 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 2000억 원 이상인 동시에 ▲최근 이익이 5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넷마블의 자기자본은 6000억 원 이상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1조729억 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2253억 원이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본부가 넷마블 상장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섰고, 넷마블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두 시장본부가 상장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후 약 4개월만의 일이다.

코스닥 시장본부는 “게임은 ‘성장 산업’으로 불리는 만큼 코스닥에 상장하면 더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게임 대장주 컴투스의 주가는 2014년 4월 초까지만 해도 2~3만 원대에 머물렀지만 약 반 년 만에 15만 원대까지 420%가량 오른 바 있다.

코스피 유력해

방준혁 의장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준혁 의장은 “비용은 더 들지만 상장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나스닥 상장이 마케팅 비용을 아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방 의장의 발언을 넷마블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코스피 시장 상장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자본 규모와 실적 등 일정 요건이 갖춘 상태일 때 코스피를 택해왔기 때문이다.

또 코스피 시장에는 대기업들이 즐비해 있어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입성한다는 의미와 투자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동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넷마블의 형제기업인 ‘엔씨소프트’와 ‘NHN엔터테인먼트’ 등 확실한 비교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상장 돼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이 약 5조 원이 넘고, 올해 들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넷마블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해 엔씨소프트와 주가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한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주가 급등 가능성만큼 급락 위험도 많이 안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일례로 최근 코데즈컴바인은 지난달 2일 주가 2만 원에서 같은 달 15일 15만 원선을 넘었다. 하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22일에는 7만6100원으로 떨어졌다.

또 방준혁 의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느 시장에 상장할 지는 주관사 선정 후에 면밀히 논의해 정할 것”이라면서도 “국내 상장의 경우 회사 규모를 따져봤을 때 코스피가 적합하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어 코스피 시장 상장이 점치는 분위기다.

한편, 넷마블의 상장 후 방준혁 의장의 주식 보유 현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방 의장이 넷마블 상장 후 1조 원 주식부자에 등극할 것으로 본다.

넷마블의 최대주주는 방 의장이다. 그는 넷마블 지분 32.37%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E&M이 지분 31.4%를 보유하고 있고, 텐센트가 25.25%, 엔씨소프트가 9.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넷마블 상장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나타날 전망이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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