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심 가득 외국인들, ‘짜릿한 경험’ 위해 북한 간다고?
모험심 가득 외국인들, ‘짜릿한 경험’ 위해 북한 간다고?
  • 신현호 기자
  • 입력 2016-04-03 17:01
  • 승인 2016.04.03 17:01
  • 호수 1144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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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익스트림 투어리즘’ 실체
▲ <뉴시스>

마식령 스키장·평양 마라톤·열병식 등 관광 상품 내놔
美대학생 노동교화형 15년…“극한 체험 여행 주의보”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북한이 다양한 관광 상품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마식령 스키장, 평양 마라톤 등이 관광 코스로 나왔고, 심지어 북한의 열병식까지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국인들 사이에서 북한 여행의 새로운 목적이 생겼다. 일종의 ‘익스트림 투어리즘’, 즉 극한을 경험하기 위한 여행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문제는 순수한 관광 목적보다는 ‘짜릿한 일탈’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동부 뉴저지주에 위치한 북한 전문 여행사 ‘우리투어스’는 최근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평양 1일 관광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상하이에서 출발, 아침 일찍 평양에 도착해 고려호텔, 만수대, 주체탑 등을 구성한 뒤 당일 밤 상하이로 다시 돌아오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상품의 가격은 549달러로 북한 비자 발급 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스웨덴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코리아 콘술트’도 내년 4월 9일 열리는 ‘2017년 평양마라톤’에 참가하는 관광 상품을 일찌감치 발표했다. ‘코리아 콘술트’는 마라톤에 직접 참가하지 않는 관광객은 김일성 경기장에서 북한 팀의 축구경기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 전문 여행사 ‘영파이오니어 투어스’도 ‘2017년 평양 마라톤’에 참가하는 관광 상품을 내놨다.

심지어 북한의 열병식 관람이 상품으로 나오기도 했다. 평양 시내 관광과 판문점, 비무장지대 견학 등을 묶은 4박 5일, 7박 8일 상품으로 가격은 우리 돈 200만 원 안팎이다. 북한이 관광사업으로 벌어들인 외화수입은 지난 2014년 기준 최대 500억원(2014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간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얻었던 한 해 평균 수입인 8600만 달러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액수다.

외국인 자극하는 북한 여행?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여행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식에 우려가 쏠린다. 일부 외국인 사이에서는 일종의 ‘익스트림 투어리즘’, 극한 체험 여행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관광 상품을 적극 활용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지만, 순수하게 관광 상품을 즐기기보다는 극한 경험을 위해 관심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북한을 여행하던 미국인 대학생 프레데리크 오토 웜비어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웜비어는 양각도 국제호텔 종업원 구역에서 북한 정치 구호가 적혀져 있는 현수막을 뗐다가 평양공항에서 붙잡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웜비어를 “피소자는 미국 정부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추종해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관광의 명목으로 입국해 엄중한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한 자기의 죄과를 인정했다”면서 “조선 인민들에게 자국 제도에 대한 애착심을 키워주는 구호를 떼버리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웜비어에게 적용된 북한 형법 제60조 국가전복음모죄는 2년 전 처형된 장성택에게 적용된 죄목이다.

이에 대해 모험심 가득한 일부 외국인들을 자극할 우려가 없지 않다는 게 일각의 견해다. 외국인들이 극적인 체험을 위해 금지된 행위들을 즐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북한 관광 전문가는 “스릴을 경험하기 위해 북한 여행을 선택하는 외국인도 일부 있다”면서 “이같은 여행은 굉장히 위험하다. 특히 북한에서 금기시되는 행위를 하고,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는 등의 행동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hh@ilyoseoul.co.kr

신현호 기자 sh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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