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0일 4·13총선을 마무리한 뒤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나서 주목된다. 당내 공천 파문으로 계파 갈등이 깊어질 조짐이 보이자 총선에 앞서 ‘책임 사퇴론’이라는 강수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가 차기 대권 행보를 위해 미리 사퇴 카드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의 임기는 7월 13일까지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향후 어떤 방식으로 공천 파동에 대해 책임을 지겠냐는 질문에 “정신적 분당 사태라는 표현까지 나온 데 대해 당 대표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선거의 승패와 관계없이 총선이 끝나면 마무리를 잘하고 사퇴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헌당규상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려면 대통령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는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는 것이냐는 질문에 “내 입으로 대권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나. 선거 끝날 때까지는 일절 그런 말을 안 해주시길 (바란다)”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대선이 아니어도 정치 지도자로서 내가 할 수 있으면 잘할 텐데’라고 말한 적이 있지 않느냐고 묻자 “정치인으로 청와대와 정부에 있어본 경험, 5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국정 운영, 이런 것에 대해 생각을 안 할 수가 있겠냐”며 대권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다른 대통령이 하시는 걸 보고 이럴 땐 좀 더 이렇게 했으면 좋았지 않겠는가, 이렇게 국론을 모아가야 할 텐데 아쉽다, 이런 점은 역대 대통령이 하실 때 다 느꼈다”며 “결국 국가의 운영은 권력게임이라고 생각하고, 권력의 생리를 잘 알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삼갔다. “(옥새 투쟁으로 박 대통령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강을 아직 건너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에 대해선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감에 대한 질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감이 잘 안 보인다”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 생각이 있다면 (여든 야든) 정체성에 맞는 당을 골라 당당히 선언하고 활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의 새누리당 입당은 언제든 환영하지만 민주적 절차에 의해 대선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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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