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대립 동국대, 갈등 봉합될까
극한 대립 동국대, 갈등 봉합될까
  • 권녕찬 기자
  • 입력 2016-03-28 21:27
  • 승인 2016.03.28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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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29일 첫 공식만남 성사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그동안 논문 표절 의혹과 학생이 배제된 독단 운영에 대해 줄기차게 비판받아온 동국대학교 총장(보광스님)29일 오후 총학생회와 취임 이래 처음으로 공식 면담 자리를 가진다.

총학생회는 29일 오후 5시 초허당세미나실에서 학생 대표자는 발언, 일반 학생들은 참관만 한다는 조건으로 2시간 동안 총장 보광스님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면담 성사는 돌발 상황에서 극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총학생회는 오후 1시 본관 앞에서 총학생회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최근 학생회 간부 4명을 검찰에 고소한 학교와 총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후 3시께 입장 자료 제출과 항의를 위해 보광스님을 만나러 본관에 진입하려 했으나 실패한 학생회는 총장이 탄 차량이 본관 옆 중앙도서관에 나타나자 차를 가로막으면서 이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차를 저지하려는 학생들과 이를 지키려는 교직원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학생 약 300여 명이 모여든 가운데 총학생회는 총장 차량을 둘러싸 보광스님이 차에서 내려 직접 대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대학 위상 추락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 차례에 걸친 전화협상 끝에 결국 보광스님은 면담 요청을 받아들였다. 1시간 30여 분간의 대치가 끝나고 학생들은 자진 해산했다.
 
학교 측과 학생회 각각 기자회견 열어
 
앞서 동국대는 28일 오전 11시 본관 5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제47대 총학생회 임원이 재학생 명부를 반납하지 않고 무단으로 폐기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동국대는 지난해 9월 학생총회에서 학교 측이 제공한 전체 재학생 명부의 반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명부는 47대 총학생회에서 파기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동국대는 재학생 명부를 무단 폐기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며 학생회 간부는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파기 당사자라고 밝힌 전 부총학생회장은 "명부를 파기한 것이 맞다""학생총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 집에서 손으로 찢어 파기했다"고 해명했다.
 
또 학교 측은 미래를 여는 동국공동추진위원회(미동추)가 종단 스님들을 희화화하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인 것에 대해 면학분위기를 훼손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막을 필요가 있다미동추가 제기한 의혹을 가장 명백하게 사실을 입증하는 방법은 법의 판단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는 지난 23일 종단 스님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 훼손으로 안드레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신정욱 서울캠퍼스 대학원 총학생회장, 강수현 경주캠퍼스 총학생회장, 조윤기 미동추 집행위원장 4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제48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1시 명예훼손 고소에 대한 반박과 불통독재의 동국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총학생회는 “48대 총학생회의 임기가 시작된 이후 보광스님은 단 한 번도 학생들을 만난 적 이 없다이런 상황에서 답답한 마음에 배포한 유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에 대한 고소는 학생 자치를 탄압하는 과도한 처사라며 그동안 숱한 의혹을 받아온 학교가 학생회 간부의 정당성을 논할 자격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대학 본관의 모든 문은 폐쇄됐으며 이날 안드레 총학생회장과 신정욱 대학원 총학생회장의 삭발식이 이어지기도 했다.
 
긴 시간 첨예하게 대립해온 보광스님과 총학생회가 이번 만남을 통해 새로운 터닝포인트로 만들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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